외화를 보다가 보면
마지막 영화 자막이 올라갈 때 등장하는 이름 이미도.
이미도? - 처음에는 여자이름인가 했습니다. 번역가 이미도.
남자인데다가 그것도 예명이 아닌 본명이라지요?
아름다울... 미에 길...도자를 쓴다던가? 아무튼..
외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영어도 좋아하는 이미도씨는 제대로 자신의 직업을 선택했다고 보여진다.
이 책을 보기전 우연히 TV에서 이미도씨의 방이 나왔었는데 이름과 하는 일과는 달리
엄청 지저분하고 정리가 안된 방이 나와 놀랐었던 기억이 난다.~~ㅎ
이 책은..... 영화를 번역하면서 있었던 일화와
그리고 영어 대사중 명문장을 중간 중간에 소개하면서 쓴 책이다.
영어를 좋아하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텐데....
나는 영화는 좋지만 영어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읽다가 보면 영화의 주옥같은 영어 명대사를 만나게 되고,
그 영어를 감칠 맛 나게 표현한 이미도의 뛰어난 언어적 감각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의 첫 번째 영어 선생님은 그의 아버지 인데
아주 고전적인 방법으로 영어를 공부하게 하였단다.
아버지가 부르면 도망치고 싶을 정도였는데 돌이켜 생각하면
아주 좋은 방법이었다고 하는데 그 방법이란 것이
단어를 쓰고, 외우고 좋은 문장을 외우는 방법이었다고 합니다.
왕도가 따로 있는게 아니다.
언젠가 <하얀전쟁>을 쓴 소설가 안정효씨가 영어로 소설을 쓴 적이 있었는데
번역에 의해 자신의 작품이 왜곡되는 것을 막고, 자신의 뜻을 외국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 하려는 그 의지가 대단했다는 생각도 했었다.
*저는 아담과 이브가 추방되기 이전의 낙원을 그리워합니다.
번역이 직업이다 보니 번역의 고달픔과 한계에 부딪힐 때면 그 낙원이 더 그리워지지요.
그땐 인간에게 하나의 언어만이 존재했고, 의사소통에 불편이나 어려움도 없었을 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번역과 통역은 창조주가 인간에게 내린 형벌로서의 직업이라고 생각하지요.
성서에 따르면 노아의 자손들은 하늘에 닿는 바벨탑을 만들어 신에게 도전하려고 했고,
노한 여호아가 벌로 인간끼리 의사소통이 안 되게끔 하여 바벨탑을 못 만들게 했던 것이지요.
인간이 바벨탑을 쌓겠다는 무모한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언어의 수는 매우 단순했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누구든 번역이나 통역의 문제로 힘들어하지 않았을 것이고요.
그리하여 번역은 반역이다.
*괴로우면서도 즐거운 창작인 번역은 장미꽃밭에서 맨발로 춤추기와 같다.
*다양한 소재의 작품을 소화하려면
번역가는 꺼리는 장르가 없어야 할 텐데도 저는 공포영화라면 눈뜨고 못 보는 쪽이랍니다.
그래서 제가 번역한 공포 영화는 한 손으로 꼽을 정도이지요.
그런데 공포 영화보다 저를 더 공포에 떨게 하는 영화가 있습니다.
우디앨런 감독의 영화처럼 대사가 수두룩 빽빽해서 내용을 자막으로는 압축하기가 너무나 버거운 영화입니다.
말을 빨리 아주 많이 하는 영화 배우도 그렇구요.
* 미의 기준은 보는 사람마다 다르다.
*하느님은 모든 사람에게 다 손과 발이 되어줄 수 없기에 어머니를 창조했다.
*약에는 웃음이 별로 안들어 있지만, 웃음에는 약이 아주 많이 들어있다.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서 스칼레 요한슨과 빌 머레이....다음 영화에서..
역시...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서...스칼렛 요한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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