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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지

열 일곱개의 사랑풍경

 

 사랑풍경은 때론 증오의 풍경, 괴로움의 풍경으로 바뀌기도 한다.

이렇게...

 

나와 그와 그녀는.... 드러나지 않는 긴장관계이다. 이를테면 삼각관계?

나와 그녀가 만나는 시간이.... 그녀가 그와 만나는 시간보다 훨씬 더 길다고 생각했고,

그보다는 내가 그녀와의 친밀도가 더 높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그가..... 내가 모르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내 생각이 틀렸나?

나만의 착각이었나?

 

그녀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답이 없다.

무관심은..... 거부보다 더 강한 거부의 또 다른 이름이다.

하필이면 그날..... 나와 함께 가입한 카페에 그녀는....

고등학교 때 짝사랑 한 국어선생님이 그립다는 글귀가 걸려 있다.

♥와 함께......내 메세지에 대해서는 의례적 이모티콘도 없으면서 말이다.

그녀와의 관계가 증오로 바뀌려고 한다.

의식이 있는 한 언제나 그녀 생각 뿐이었는데 말....이다.

 

<고추꽃봉우리>

 

17명의 작가들이 사랑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

같은 풍경이라고 하더라도 계절에 따라 달리 보이는 것처럼 사랑을 그리는 모습 또한 서로 다르다.

열 일곱 명의 열 일곱 가지의 개성이 넘쳐나는 글들이다.

 

모름지기 이름과 얼굴을 내걸고 글을 쓰는 사람이란

발가벗어야 한다. 그것도 자기 스스로 .......

윤광중과 김갑수의 글에서 그런 느낌이 들었다.

 

사진작가라서 그럴까? 윤광중은 이런 글귀를 적었다.

이상적 아름다움에 대한 갈증은 더 많은 여자를 만날수록 커져만 갔다.

만났던 여자 가운데 원하던 이상은 없었다. 얼굴이 예쁘면 피부가 거칠었고 허리가 예쁘면 다리가 굵었다.

이를 다 갖춘 여자는 비례의 조화가 맞지 않았다.

그 동안 알 수 있었던 사실은 ‘여자란 벗은 후 더 아름다운 경우는 드물다’는 씁쓸한 결론이다.

이상적 조화란 관념일 뿐이었다. 여성 독자가 본다면 속물...이라고 할런지도....

 

 

삶이란 실은 순조롭게 죽어가는 일이다.

그리고 사랑은 사는 일이 아니라, 살아 있음 그 자체, 곧 죽음을 거스르는 생명력의 활동이다.

그러니 삶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은 반역자이고 순교자이고 혁명가이다.

그래서 사랑이 영원히 문제적 화두인것이다. 라는 전경린의 말은 고개가 끄덕여진다.

‘죽음을 거스르는 생명력의 활동’

 

한국 사회에서 진실한 사랑처럼 쉬운 일은 없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누군가와 질풍노도의 사랑을 나누어도 섹스만 없으면 무죄인 반면,

함께 테니스를 치는 듯이 가벼운 관계를 맺었어도 신체기관의 교접이 존재하면 유죄가 된다.

김갑수의 말은 어떠한가? 오히려 그 반대여야 하지 않을까?

 

사랑이란 것은 자족하고 만족을 모른다. 그래서 절정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도 슬픔이 느껴진다.

아마도 신이 그것만은 너희들의 영역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부분인지도 모른다.

그래도....누군가 그랬다.

사랑을 하면 천국을 잠깐 훔쳐볼 수 있다고......

 

<사랑풍경/섬앤섬/윤대녕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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