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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속에

민망했던 어린 시절

 내가 초등학교 1학년 들어가기 전이었을지....

당시 살고 있던 동네엔 어른 키 두 배정도 되는 축대가 있었는데,

그 축대 위 공터는 주로 남자아이들 노는 곳이었다.

그리고  양지바른 축대 밑은 주로 여자 아이들의 소꿉놀이하는 장소로 이용되었다.

축대 위에서 내려다보면 여자 아이들이 소꿉놀이하는 장난감들에는 색색이 음식들이 담겨져서

근사한 상이 차려져 있는 걸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어느 날 장난기가 발동한 나는 오줌이 마려운 김에  슬그머니

 여자 아이들 장난감에다 쉬를 하려고 바지를 내리고 다가갔다.

 

조준을 해 가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가서 아이들이 펼쳐놓은 상 위의 장난감 그릇에

내 오줌발이 정확하게 들어가게 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런데 정확하게 넣는데만 신경 쓰면서 앞으로 계속 전진하다가 그만,

축대 위에서 거꾸로 떨어지고 만 것이다. 더구나 머리로 떨어지는 바람에

머리를 땅에 부딪혀 생각보다  충격과 상처가 커서 그만 기절을 하고 말았다.

 

 

<요즘 한창인 부추꽃봉우리>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 다행히 큰 탈없이 살고 있지만

한동안 머리가 거의 두 배정도로 부어서 완전 얼큰이가 되어 있었다.

내가 괴롭힌 여자 아이들은 아마도 내 모습을 보고 '꼴좋다' 하고 생각 했을 것이다.

아 고달팠던 어린 시절이여~~~

 

덕분에 엄마는 또 다시 날 업고 바람처럼 병원으로 내달리셨고

부모님이 그 때문에 마음 고생하셔서 더 일찍 돌아가신 게 아닌가 지금에서야 자책하고 있다.

그땐 정말 어려서 몰랐던 것이 산처럼 많아서 그랬다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철부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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