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내가 학교 근무지를 이동할 때가 되었을 때
아버지가 외출했다가 들어오시더니 지나가는 말처럼 한마디를 하신다.
"너 좋은 곳으로 발령이 난단다." "네에?"
점을 보고 오신것이다.
아버지가 점을?
엄마는 생전에 점을 몇 번 보신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아버지도?
식구들의 가슴을 졸이게 만든 몇몇 사건들로 인해
부모에게 있어서 장손인 나는, 항상 물가에 내놓은 아이같았을 것이다.
엄마는 내 장래에 대해 불안한 나머지 점을 보러 다녀오신 적이 있으셨다.
뜻밖에 다녀오신 엄마의 표정이 아주 밝으셨다.
"걱정없단다. 언제나 네 주위엔 널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란다."
지금 생각해보니 점쟁이가
굿을 해야한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지 싶다.
굿을 해야한다고 하면 어쩌면 굿을 하셨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거나 나는
주위의 도움으로 지금껏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항상 새로 만나는 사람들은 날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실제로도 나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많았고......
아~~고맙다. 그 점쟁이.
그래서일까? 난 다른 사람에게 도움만 받을 줄 알았지 도움 주는 걸 모르는 사람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