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비 오는 날은 지렁이가 아주 좋아하는 날.
실제로도 좋아하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어제는 어디서 왔는지 베란다에 지렁이 한 마리가 거의 죽을 지경인 상태로 애처롭게 뒹굴고 있었다.
안타까움에 신문지로 살살 쓸어 담아서 화단에 내 던졌는데....
살지는 모르겠다.
아니, 습기를 좋아하는 놈이 웬일로 집안까지 들어와서 곤욕을 치르는지 쩝~~
반면에 개미는 뜨거운 아스팔트위도 씩씩하게 잘도 싸돌아다니는데....
사람도 개미같은 사람과 지렁이같은 사람으로 나누어보면,
이를테면 남 앞에 나서기 좋아하고 남 앞에서도 말도 잘하는 사람 ,그리고 선도적인 위치에 서는 사람,
이런 사람은 개미같은 사람이고.
남 앞에 잘 나서질 않고 그저 안으로 안으로 자기 속을 파고 들어가는 지렁이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스스로 지렁이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가끔 사람들은 지렁이 같은 사람을 개미처럼 살기를 권하는 사람이 있어서
곤혹스럽기도 하다.
그저 혼자서 조용히 살게 내버려두면 좋으련만........
나서서 하는 일, 개미들이 다 잘 들 할텐데,
어쩌다가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바짝 마른 모래를 뒤집어쓰고
몸부림치는 지렁이를 보면 안쓰럽다.
마음이 맨살인 사람이 모멸감을 온몸으로 견디는 모습이랄까?
개미는 개미답게 지렁이는 지렁이 답게 개별적으로 살게 놓아두기.
<해질무렵은 해질무렵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