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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상념

 

 

아주 오래 전 저 지층이 생성될 때엔 나는 무엇이었을까?

어디 있었을까?

또 다시 그만큼의 세월이 흐른 다음엔 난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알 수 없는 과거와 짐작이 안가는 미래가 무겁게 느껴진다.

 

그리 멀리가지 않더라도

내 의식이 있던 과거 젊은 시절의 한 때는

매일 술을 마셨다.

아마도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도 많았고, 내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땐

그래서 좋았다.

 

푸드득....

길가에서 모이를 쪼고있던 새들이 날아오른다.

내가 자기들을 해칠 의향이 없는데도 말이다. 원하는 것들도 떠나고

원치 않는 것들도 떠난다.

 

지금은 나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가 있기는 한가?

그리고 또, 나는 누군가를 필요로 하고 있는가?

 

저만큼 온 길을 돌아보니

날아올랐던 새들이 다시 내려와 먹이를 쪼아 먹고 있다.

내가 빨리 사라져 가길 바랬겠지.

 

이런 상념 속에 있는데

날은 왜 이리도 화창한가 말이다.

먹구름이라도 끼어야 하는 거 아닌가?

내일은 하루종일 비가 퍼 부었으면 좋겠다.

 

 

방치된 앞 뜰은 주인의 속마음을 보듯 어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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