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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영화VS영화

 

 

 

 어떤 책을 읽어야 하나요?

라는 말에 죽은 작가의 작품을 읽어라.라고 말한 분이 계시다.

다시 말해 오래 세월이 지나서도 가치있는 책을 읽으라는 말일진데

어떤 영화를 보아야 할까요?

라는 말에는 몇 번을 보아도 여전한 감동이 있는 영화를 보라고 말하고 싶다.

한참 지난 영화지만 다시 보기를 권하고 싶은 영화 세 편에 대하여....

 

 

#.동양적 시각<화양연화>

 

왕가위 감독, 장만옥,양조위 주연 영화

매번 볼 때마다 그 감정은 처음 볼 때 처럼 여전한 영화다.

시종일관 주인공들의 표현 방식은 은유적이다.

격렬하지 않지만 그 속에 담긴 주인공들의 애절함은 어떤 격렬한 영화보다 더하다.

배경음악과 스쳐지나치는 두 사람의 몸짓 하나하나에 의미가 부여된다.

아마 두 사람이 갈 때까지 가는 장면으로 마무리를 했다면 그렇고 그런 불륜영화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고

강한 떨림이 오지도 않는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소중한 감정을 다독인다. 행여 변질된까봐

마치 보는 관객들에게 우린 이런 감정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우린 더 이상 진척되어서는 안됩답니다. 이런 말을 하는 듯.

실제로는 진전된 두 사람의 모습까지도 필름에 담겨 있었다는데....

아무튼 우리가 본 영화는 그 부분이 삭제된 영화.

 

배경음악이 한동안 귓전에 맴도는 영화.

음악으로 말을 하는 영화다. 내가 준다면 최고의 음악상을 주고 싶다.

 

두 사람은 좁은 복도와 계단에서 끊임없이 마주치지만 닿지는 않고 스치기만 한다.

앙코르와트 유적의 구멍에 자신의 마음을 묻는다. 누구에게 들킬세라.....

동양적 숨김과 가림의 미학?

 

 

#.서양적 시각<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우리는 누구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꿈꾼다고 했던가?

화양연화와 같이 외도에 관한 영화이나 외설스럽지 않다.

격렬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 역시 헐리웃 영화답고 화양연화처럼 은유적이지 않고 직설적이다.

화양영화가 동양적 사고라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다분히 서양적사고를 그리고 있다.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표현하고 실행에도 옮긴다.

하지만 그들도 그런 감정을 다독이고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무진 애를 쓴다.

현실에서 각자 지켜야 할 자신들의 가정이 있기에....

관객들은 그들의 행각(?)을 알지만 그들은

그리고 아무일 없다는 듯 인생을 또 살아갈 것이다. 가슴에 추억으로 묻어둔채로.

 

   

 메릴스트립                                                                                        클린트 이스트우드

 

  

* 본 사람들은 생각 날듯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들...

*기억에 남는 대사 - 꿈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기쁘다.  이렇게 확실한 감정은 일생에 오직 한번만 오는 것이요.  사랑은 예정된 게 아니다.

 

#.여자 감독의 시각<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남녀 주인공인 배우 빌머레이와 스칼렛 요한슨.

두 사람은 실제로 34살 차이다.

영화 속에서는 빌머레이는 결혼 25년차

스칼렛 요한슨은 결혼 2년차로 설정되어 있다.

그런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일본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서로서로의 외로움에 가까운 사이가 된다.

 

   

 

외로운 사람들은 서로를 알아본다.

물이 미세한 높낮이 차이로 수채구멍으로 흘러가듯

그들의 외로움은 한 곳에서 만난다.

 

남자 감독이라면 결말을 그렇게 밋밋하게(?) 그리지 않았을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감독은 여자다. 소피아 코플라, 대부를 감독한 프란시스 코플라의 딸이다.

여자의 시각은 다분이 감성적이다. 심리묘사도 잘 그리고 있는 영화다.

여자감독이라 그런가? 두 남녀 주인공의 신체접촉은 관객의 기대를 외면한 채 더 이상 진척 되지 않는다.

쿨하고 담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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