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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지

지리산 행복학교

  이런 종류의 글이 대개 그렇듯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한껏 미화에서 나타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테면 맛 집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처럼..... 그리하여 온 전국 방방곡곡 어디서나 TV에 소개된 집이 없는 곳이 없으니.

마침내 어떤 집은 TV에 소개된 적이 없는 집이라고 선전을 다 할까마는

 

이 책은 미화하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그들의 삶을 비교적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하였다. 그래서 정감이 간다.

하지만 그들의 삶이 활자로 나타냈다는 것 자체가 미화일 수도 있겠다.

 

여기엔 유유자적, 현실적 욕망과는 거리가 있는 여러 등장 인물들의 실제 모습이 그려져있다.

어떤 이들은 이 글이 연재되면서 작가에게 고마워하기는 커녕 투덜대는 장면도 후기에 나오는데,

이를테면 빙수 값이 5000원인데 3000원이라고 하였다던가

강남좌파에게 마음이 있는 것처럼 표현된 어떤 식당 여주인의 항의도 있었다는 이야기에 웃음이 머금어지는 한편,

 작가들이 주변 사람을 글로서 나타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일까? 하는 생각과

어차피 소설을 쓰더라도 주변에 비슷한 사람을 모델로 쓰는 경우도 있을텐데......

그 사람을 대할 때 난감한 경우도 일어날테고, 쉽지 않은 직업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작가들은 자기 자신부터 스스로 발가벗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해질무렵 학교에서.....머루..>

 

 이 책을 보면서 새삼 깨닫게 된 것은 우리네가 너무 획일화 된 세계에 살고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 중에 한사람...욕망조차도 획일화된 세계. 내가 정말 원하는 즐거움이 무엇인가?

정말 기쁨이 무엇인가? 내가 가장 기쁠 때가 언제인가? 나는 과연 나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나도 지리산이 아니더라도 어디 그 비슷한 곳으로 모든 걸 버리고 훌쩍 완전히 떠나볼까? 지금 당장.

그런데 나는 아직 이런 저런 현실에 대한 욕망을 아직 이 구석 저구석에 덕지덕지 떨쳐내지 못하고

남겨 놓고 있는데 과연 그곳에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그것도 용기일텐데 말이다.

 

나는 그런 곳에 가면 잘 단장하고 폼도 좀 나게 별장 정도는 아니더라도

별채에다가 운치있는 예쁜 찻집을 하나 차려서 돈은 안되도 좋으니, 그저 지인들이 다녀가며

이야기 나누는 사랑방 정도 되는 것을 하면 어떨까?  하는 꿈을 꾸어 보기도 한다. 버들치 시인처럼.....

나도 누구가로부터 **산 해질무렵이란 칭호를 받게 되는 상상...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작가는 말한다.

굳이 그들이 누군지 알려하지 않으시면 더 좋겠다.

다만 거기서 사람들이 스스로를 사랑하고 느긋하게 그러나 부지런히 살고 있다는것,

그래서 서울에 사는 나 같은 이들이 도시의 자욱한 치졸과 무례와 혐오에 그만 스스로를 미워하게 되려고 하는 그때,

 형제봉 주막집에누군가가 써놓은 시 구절처럼 "바람도 아닌 것에 흔들리고 뒤척이는" 도시의 삶이 역겨워질 때,

든든한 어깨로 선 지리산과 버선코처럼 고운 섬진강 물줄기를 떠올렸으면 싶다. <지리산 행복학교/공지영/오픈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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