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모두 상처 자욱 하나쯤은 가지고 살아간다.
7080 노래가 있다면
8090의 이야기가 있다. 그 중에서 바로 8090 조폭세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범죄와의 전쟁>
보는 관객인 나의 마음은 편치 않았으나 잘 만든 영화.
이 불편함은 불편한 진실과 같은 불편함과는 다르다.
이 불편함은 나. 개인적인 문제일수도.... 영화적 문제일수도 있을 것 같다.
최민식에게 감정이입되었던 것이 하정우에게로 감정이입이 옮겨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불편함도 있고,
영화 장면에서 나타나는 불편함도 있는데...... 이를테면 이런 장면에서 말이다.
최민식에 의해 내켜하지 않는 폭력을 행사하게 되는 하정우.
최민식 본인에 의해 벌어진 폭력이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과잉 폭력을 행사하는
하정우의 모습을 보며 약간 쫄은 모습으로 뜨악해 하는 최민식.
그런 둘 사이의 약간의 어긋남을 보는 관객인, 나의 불편함이다.
두 사람 사이의 파국의 전조를 보는 듯하기도 해서....
이 영화를 보다가 오버랩되는 영화.
파출소입구에서 상대편 조직원에게 하정우가 칼에 찔리는 장면은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이 "많이 묵었다~아이가~~"라고 말하는 장면이 오버랩되고.
마지막 장면에서
손주의 백일잔치에서의 최민식은 영화 <대부>의 마론브란도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영화가 끝난 후 동료들과의 회식 자리가 있었음에도 마음은 내내 영화 속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보는 내가 그러하였으니, 영화배우들은 영화 촬영이 끝나도 맡은 배역에서 빠져나오기가 얼마나 힘들까?
심지어 정신적인 시달림을 겪어 그 배역에서 빠져 나오려고
할리웃 배우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는것이 일상화 된 일이라고 한다.
그만큼 몰입의 강도가 단순히 보는 관객들보다는 심할테니......
그래서 였을까? 힐링캠프에 나온 최민식이 아직 영화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느낌이 들었으니.....
노태우 대통령 당시에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말했을때, 나는,
경찰청장이나 장관도 아닌, 대통령이......그것도 다른 나라와의 전쟁 선포도 아닌,
자국의 조폭들과 전쟁을 선포하다니.....그렇게 생각했었다. 후후.......
그런데 이 장면을 다시 영화에서 보게되었다. 제목 자체도 <범죄와의 전쟁>.
오래 전 그때.....보통사람, 노태우대통령의 목소리.....
이 영화를 보게 된 것도 내가 그래도 지금보다는 훨씬 쌩쌩하던 시절,
그때의 생생한 기억들을 다시 떠올릴 수 있으리라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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