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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숨막히는 뒤태>와 <하의실종>

인터넷을 보던 아들이 한마디 한다.

"숨막히는 뒤태?.....정말 짜증나!!"

나도 그런 생각이었었는데...후훗~~슬몃 웃음이 난다.

 

포털에 뜨는 기사도

얼마나 내용이 가치있는지를 따지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조회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되어 버렸다.

나부터도 조회 건수가 많은 것에 눈이 먼저 가서 클릭 클릭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경쟁적으로 사람이 많이 클릭할만한  제목을 붙이는건 당연지사?

요즘 가장 많이 보는 제목엔 아마도 <숨막히는 뒤태>와 <하의실종>일 것이다.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신조어가 갑자기 나타나 가장 많이 접하는 말이 되었다.

 

나도 얼마나 대단하면 숨이 막힐 지경인지.....

그 정도라면 경고문구를 넣어야 하는 것 아닌지, 이를테면,

<고혈압, 심장병,노약자등이 이사진을 클릭하면 숨이 막힐런지도 모르니 클릭하지 마시오.>

라는 경고 문구를 넣어야 하는건 아닌지......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일을 그렇게 방치해서 안될일 아닌가?

어쩌면 내가 클릭하다가 숨이 넘어가 질식사하는지도 모르는데도 클릭하고, 정말 아랫도리를 안 입었는지 알아보려고

하의실종을 열심히 클릭 클릭한다. 그리고 이내 실망하고 그런 낚시글을 클릭하는 내 자신에게도 실망하고......

 

얼마전

타이거우즈에게 바나나를 던진 사람이 붙잡혔는데 그 청년 왈 "영웅이 되고 싶었다."였다.

그 청년도 영웅이란말과 많은 사람에게 이름이 알려지는것을 동일시 하는 것임에 분명하다.

 

우리가 오스왈드를 기억하는 것은 케네디 대통령을 저격했기 때문이다.

그도 무척 유명해졌고 케네디하면 오스왈드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사람들은 그 사람의 선하고 악함, 잘하고 잘못하고를 떠나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사람이 되고자 한다.

요즘엔 더더욱...

 

이젠 그 사람이 훌륭한 사람인지,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사람인지로

사람을 판단하지도 않고 선한지 악한지로 나누지도 않는 것 같다.

오로지 얼마나 이름이 알려졌는지가  그 사람의 값어치를 판단하는 시대가 된 것같다.

감각이 인식을 앞서는 시대.

 

                                        < 전혀 숨막히지 않은 아들의 뒤태>

 

인터넷으로, 청문회로,

그 사람의 모든 사실들이 다 까발려지다 보니 그 사람이 그사람이란 생각을 하게 되어서 그럴까?

그만큼 존경할 만하다거나 인생의 멘토로 삼을 만한 사람이 드물어져 그럴까?

 

엊그제 한 이야기를 손바닥 뒤집듯 뒤집는 것은 물론이고

가능한한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언사를 동원하는  정치인들도

오로지 자신의 이름을 많이 등장 시키기 위해서만 애쓴다.

유명인에 대한 몰입과 집착이 유난한 사회이다보니 더더욱 이름알리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듯하다.

 

요즘 길거리에는 선거 운동원들이 줄을 서서 "몇 번 후보 누구입니다."를 줄기차게 외쳐댄다.

스피커를 단 차량들도 듣건 말건 무조건 후보 이름과 번호를 시끄럽게 외쳐댄다.

직접 사람이 나와하는 유세라면 덜한텐데.....녹음한 것을 계속 반복해서 틀어대거나

후보의 이름이 들어간 로고송을 틀어댈때는 차라리 선전 안하는 사람을 뽑아야겠다는 놀부 심보같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어쨌거나 <하의실종>과 <숨막히는 뒤태>

그 뒤를 이어 다음에 등장하여 나를 유혹하여 클릭하게 할 말들은 어떤 말이  될지......

이미지가 본질을 압도하는 이상한 우리 시대의 한 초상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