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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왜 임재범에 열광하는가?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야생 한국산 호랑이가

태백산맥 어디메쯤에서 발견되었다면 아마 신문에 대서특필 난리가 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희망사항일뿐,

야생의 호랑이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것이다. 그 동물의 왕 호랑이는 어디갔을까?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사라져 갔고 그나마 동물원 우리 안에서나 사육되고 있는 호랑이를 볼 수 있을 뿐이다.

 

#윤도현이 무대에 등장하는 임재범을 두고

호랑이 한마리가 등장하는 것 같다고 했다.

임재범은 가창력있는 가수들을 인정해 줄 공간을 밖에서 찾지 못하고 스튜디오로 돌아왔다.

어쩌면 야생의 호랑이가 더 이상 야생에서 살아 갈 수가 없어 스스로 동물원 우리를 찾아온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그의 노래는 노래가 아닌,울부짖음으로 들린다.

 

# 화면에 비추어지는 그의 모습도 또한,

방송의 생리를 잘 알아 임기응변에 능한, 다른 연예인들과 달리 거칠고 어설프다.

그런 것들이 묘하게 그의 출생배경이나 우울했을 것 같은

그의 어릴적 성장 환경과 중첩이 되면서 아련한 동정심도 함께 몽실몽실 솟아난다.

자신으로 인해 아내가 병을 얻게 되었다고 눈물로 자책을 하고, 유명연예인임에도 궁핍한 생활에서

이 시대의 40-50대 가장의 모습을 보기도 한다.

 

 임재범

 

 

#40대가 넘어서면서 남자들에게 여성 호르몬이 증가하여

때론 드라마를 보다가 눈물을 줄줄 흘린다던가,군대에 가는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꿋꿋한(?) 아내를 옆에두고

어울리지않게 꺼이꺼이 우는 남자를 보는일이 비일비재한다던가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어찌보면, '왕의 귀환'이라는 표현은........ 연약해진 4,50대 가장의 귀환이라는 말과 동의어로 들려서

그의 노래는,

우리 세대?  우리 노래?  우리 생각? 아직 살아있어. 죽지않고......라고 말하는 '무언의 외침'으로도 들린다.

 

임재범의 귀환이 마치 4,50대 가장의 처진 어깨를 세워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나는 그의 노래를 듣고 또 듣는다. 오늘 저녁엔 임재범의 <여러분>을 듣다가 나도 눈물을 흘릴런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임재범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의 가창력 때문일 것이다.

 

#. 사족 : 임재범의 노래를  이런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거친 생각을 하는 사람.

불안한 눈빛을 가진 사람.

전쟁 같은 사랑을 하는 사람.

그렇지만 마음이 따뜻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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