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위로 누나가 둘이 있고, 밑으로 여동생과 남동생이 각각 한 명씩 있다.
내 바로 밑이 여동생이고 막내가 남동생이다.
그런데 여동생이 나보고 "오빠~오빠~"하면서 부르는 소리를 남동생이 아주 간난 애기때부터 들었던 터라.
자연스럽게 오빠라는 호칭이 귀에 익어서
날더러 '형'이라고 부르지 않고 "오빠~오빠~"하고 부르게 되었다.
한참을 지나 학교 들어갈 나이가 되어서도 오빠라고 불렀다.
집에서 어느 누구도 "형~~"이라고 부르라고 억지로 강요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날
동생이 자기 친구들을 데리고 우리집엘 왔다.
그런데 다른 친구들이 있는 앞에서 나에게 무엇인가를 물어보려니까.
남자가 형이라고 불러야 하는데 오빠라고 부르려니 눈치가 보였는지 슬그머니 내 옆으로 와서는
귓속말로 "오빠~~"하고 부르곤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한번 익숙해져 버린 호칭을 고치기란 여간 힘든게 아닌 것이었다.
아마 내 기억에도 동생이 형이라고 호칭을 확실하게 고친 것이 아마도 군대를 다녀와서가 아닌가 싶다.
요즘은 여자들도 남자 선배보고 오빠라기 보다는 '형~'하고 부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버렸고
오히려 "오빠"라고 부르면 장래를 약속한 사이 정도가 되어야 부르는 호칭이 되어 버렸다.
세월따라 호칭의 의미도 조금씩 변하기도 한다.
날더러 "오빠"라고 부르던 동생의 아들이다. 바로 이 사진에서 보던 나이 때에 남동생이 나에게 '오빠'라고 불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