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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속에

어린 시절 나의 즐거움은.....

"아빠~~오빠하고 만나서 전철 타고 집에 가는 중이예요."

그랬는데 생각보다 아이들이 늦게 들어온다.

들어오며 뭔가 기분좋은 일이 있는지 약간은 들뜬 목소리로 한다는 소리가

"아빠!! 이 앞에 자주 가던 만화 가게가 폐업한데...."

"그래서?"

"으음 가서 보니까, 아주 싼 가격으로 만화책을 팔고 있더라구...아빠가 재밌게 보던 만화도 있던데..."

"그래에~?"

 "응~~ 한권에 1000원씩이야. 정말 싸지요? 사러가요?"

벌써 양손에 가득 사가지고 온 것도 모자라서

더 사고 싶었는데,돈이 모자라니까 나를 부추기는 것이다.

게다가 소설책도 싼 가격으로 판매한단다.

심심하던 차에 아이들과 만화가게에 갔다.

일단 내가 호기심을 보인 "이끼"라는 만화책을 사려고 하니까

그건 칼라라서 한권 에 3000원은 받아야 한다고 한다.

살까 말까 하다가, 그런 가격으로 이미 본 것을 다시 살 이유는 없을 것 같아 포기하고

나는 소설책을 3권을 사고 아이들은 만화책을 다시 여러 보따리 사가지고 왔다.

 

오면서 아주 어릴 적 만화가게 생각이 났다.

그땐 10원에 3권의 만화를 볼 수 가 있었다. 대부분의 만화책이 상중하로 되어있던 시절.

돈이 생겼다하면 어른들 몰래 만화를 보러 갔고. 심지어는 동네에서 나보다 한 두살 어린 아이와 구슬치기를 해서

따면 다시 돈을 주고 딴 구슬을 되팔아서 그 돈으로 또 만화를 보러 간 적도 있다.

그때 이걸 볼까? 저걸 볼까? 하다가 골라서 보고 나면, 아~~저걸 볼껄......

하면서 고르지 않았던 만화책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에 또 다시 만화가게를 가곤 했었다.

모든 것이 그랬다.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부풀려진 가치,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

 

 

 그 가게에서 만화를 빌려보고 나면 가게 아저씨가 아저씨 도장이 찍혀있는 작은 종이를 주신다.

그 종이는 텔레비전을 한 시간 볼 수 있는 표다. 표 한 장당 한 시간.

그러면 그 표를 모아 가지고 있다가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가서 텔레비전을 본다.

텔레비전을 보는 장소는 만화가게에 딸린 작은 골방, 넓이는 2평 정도 될까?

창문도 없는 골방의 좁은 쪽에 텔레비전이 있고 거기에 옹기종기 모여앉아서 텔레비전을 본다.

 가끔 사람이 많아 자리가 좁으면 아저씨가 “야 저기 아까 들어간 남자애 너 왜 아직 보고 있어!!빨리 나와!!”

 하고 소리치면서 먼저 들어간 아이를 불러낸다. 

사람이 많지 않으면 시간이 조금 지나도 아무 말 없이 넘어가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 금쪽 같은 시간에 선전을 얼마나 길게 하던지 연속극 한편 보려면 거의 15분 이상을 선전을 한거 같다.

흑백 텔레비전 이었는데도 뭐가 그리 재미있었던지 푹 빠져서 보았던 기억이 난다.

한번 보게 되니까 다음 회가 궁금해서 일요일인가 토요일 마다 가서 보았다.

그때는 만화와 TV를 보는 것이 최고의 즐거움이요, 기쁨이었다.

거기서 함께 파는 떡뽑기까지 먹으면서 만화나 TV를 본다면 그 골방이 바로 천국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TV와 만화의 내용이 유치하기 짝이 없는 내용임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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