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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나는 미쳤다. 공책에 20번씩 써!!

 

#. 예쁘고 늘씬한 손담비가
의자를 돌려놓고 앉아서는 ‘나는 미쳤어~~내가 미쳤지이~’ 그래서 그런가.
요즘은 미쳤다는 말이 그다지 거친 표현 같이 들리지 않으니 말이다.
역시 예쁜 여자는 뭘 해도 용서가 되는 세상인가?
그건 아닐 터....
세상이 거칠고 각박해져서
직설적인 막말도 공중파 방송을 거침없이 점령해 버린 탓 일 것이다.

 

#.아이들이 아무리 말을 해도 말을 듣지 않고 길길이 날뛰니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선생님이 아이들한테 소리쳤다." 너희들 다!! 공책 꺼내!!."
"공책에다   “나는 미쳤다. 나는 미쳤다. 20번씩 써!!"

 물론 선생님이 지나치셨지만, 오죽하면 그러셨을까?(손이 안으로 굽는다고 이런 표현도 이해가 된다.) 
아이들은 공책을 꺼내서 공책에다 ‘나는 미쳤다. 나는 미쳤다.’  20번씩 벌로 쓰고 갔다.

집으로 돌아온 아이들의 공책을 본 부형들은
교사가 이럴 수 있느냐고 빗발치듯 학교에 항의를 했고,

다음 날 담임선생님은 학생들 집을 일일이 방문하여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대부분 문을 열어주고 머리를 조아리는 선생님의 사과를 받아들였지만

몇몇 집은 끝내 문조차 열어주지 않았단다.
집에 귀하게 자란 요즘 아이들은 다른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이 적고

예전같이 선생님을 어려워하지도 않고 선생님 마음 몰라줄 때가 많지요. 

그러면 정말  그 선생님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하게 됩니다.

 

#.작년엔가 후배의 블로그에서 읽은 글에서
3학년 밖에 안 된 자기 반 아이들이 말을 안 듣고 꼬박꼬박 말대꾸하고 길길이 날뛰고 떠들 때는
정말  아이들이 짐승 같다는 이야기를 쓴 걸 보고는 안타까움에 몇 마디 충고와 위로의 답 글을 적은 적이 있습니다.

활달하고 아이들을 좋아해서 주위에서들 요즈음 교사에 딱 맞는 타입으로 발령 받으면 정말 잘 할 거라고 하였답니다.
힘든 순위고사에 합격하여 날아갈 듯이 기분이 좋아서 이제는 고생 끝.

마침내 교육현장에서 내가 원하던 이상적인 교육을 마음껏 펼쳐보이리라 생각했는데
현실에서 부딪치는 아이들은 순진한 아이들이 아닌,
짐승 우리에 모아둔 거친 짐승들 마냥 날뛰기 만하니 정말 미칠 것 같았을 것입니다.
경력이 일천하여 그렇기도 하겠지만 경력이 꽤 되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너희들 미쳤니?' 하고 묻는다면 아이들은 아마도 
의자를 거꾸로 돌려 앉아 다리를 이리저리 문어다리 꼬듯이 꼬다가 휘두르다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전혀 심각하지 않게 소리치지 않을까요?  

“그래~~나는 미쳤어~~내가 미쳤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