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손미나의 여행기.
스페인에서의 자유로운 생각이 어쩌면 결혼 생활에도 영향을 미친 거나 아닌지...
손 아나운서는 평범한 대기업 회사원과 일년간 연애끝에 결혼 했지만 결혼 일년만에 이혼하였다.
우리와는 다른 스페인 사람들의 사고방식 자유로움.
아마 자연적인 혜택을 듬뿍 받은 사람들의 여유와 낭만이 넘쳐 흐른다.
다분히 작가 손미나 아나운서도 열정과 끼가 있는 듯 싶다.
-.스페인 사람들은 웬만한 햇빛은 양산이나 모자로 가리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해가 비치는 쪽을 따라다니며 그 따스함을 즐긴다. 아무래도 스페인 사람들은 그런 방식으로 식물처럼 광합성 작용을 하는 것 같다.
-.방송 일을 접어두고 스페인으로 떠나기로 했을 때 내가 목표로 했던 일은 크게 세가지였다.
여행과 휴식, 그리고 공부 그런데 수년 만에 꼬박꼬박 휴일을 챙겨 쉬어도 보고 틈틈이 시간을 내어 여행도 했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았다.
밀린 잠을 푹 자고 싶었는데 한창 달게 자다말고 일어나야하는 혹은 혹은 오랜만에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서론만 읽다가 억지로 책을 덮어야 하는 그런 기분이었다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을 다른 작곡가가 완성했다는 이야기 들어봤어?
이 성당도 가우디가 죽었을 때 거기서 공사를 마무리 했어야 더욱 가치가 있을 거라고 봐. 미완성된 작품은 그 나름대로 가치가 있는 건데 그걸 다른 사람이 완성 시키려는 건지.....그렇잖아. 미완성의 작품은 그 모습 그대로 불완전한 사람이나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도 그냥 그대로가 의미가 있고 아름다운 거 아닐까?
-.마드리드팀 위주로 선수들을 구성했다는 이유로 2002 월드컵 때 심지어 한국팀을 응원한 바르셀로나 사람들도 있엇다.
-.스페인에서는 원어로 영화를 상영하는 특수한 극장을 찾아가지 않는 이상 모든 외화는 스페인언어로 더빙된것을 볼 수밖에 없다.
TV에서 하는 외화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수입된 영화나 드라마를 스페인언어로 더빙해서 보면 그 작품이 주는 본래의 느낌이 사라지지 않느냐는 나의 질문에 스페인 친구들은 이렇게 주장했다.
'외국 영화가 특히 미국 할리우드 영화가 의도하는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들여 그들의 문화적인 지배를 받고 싶진 않다.
우리가 굳이 힘들게 자막을 읽어가면서까지 그들의 영화와 드라마를 보아야 할 필요가 어디 있느냐 우리말로 보고 우리 식대로 느끼면 그만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온 나라가 쵸콜렛의 물결로 뒤덮일 발레타인데이도 스페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언젠가 스페인 젊은 친구들과의 대화중에
간통죄 이야기를 꺼냈다가 아주 된통 공격을 받고 궁지에 몰린 적이 있었다.
아무리 유교사상까지 들먹이며 애를 써서 앞뒤 설명을 해도 그들의 생각은 확고했다.
아무리 그것이 기혼자와의 사랑이라 하더라도 사람의 감정을 법으로 옳다 그르다 판단해 처벌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사랑은 곧 책임이기에 도덕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관계를 맺어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사랑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었고 애인이 바람을 피웠다 하더라도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소중한 감정이기 때문에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심지어 그들은 만일 사랑하는 이가 바람을 피웠다면 그것은 사랑을 지키지 못한 사람의 잘못이므로 슬퍼할 수는 있어도 그 사람을 원망할 수는 없다는 식이엇다. 실제 생활 속에서도 사랑에 대한 그들과 우리의 개념 차이를 확실히 엿볼 수 있는 예는 많이 있었다.
-.유부녀인 야디라가 너무나 멋있는 남자를 알게 되어 사랑에 빠졌다고 했을 때도
애인이 있는 파비올라가 새로운 스페인 애인이 생겼다고 했을 때도 친구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는냐가 아니라 일단 축하한다는 반응이었다.
그녀들의 도덕성에는 물론 문제가 있지만,'사랑'이라는 소중한 감정을 느낀 사실에 대해서는 온 마음을 다해 축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내 친구들은 내가 흑인 여성과 동성애로 사랑에 빠져 나의 새로운 성 정체성을 깨닫게 되었다. 말했어도 진심으로 나는 축하해 주었을 것이다.
-.내가 고민을 털어놓을 때마다 나의 스페인 친구들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이 아니면 슬퍼하지 말 것이며
인생을 뒤흔드는 일이 아니라면 그냥 웃어버리라고 어깨를 툭툭 치며 조언을 해주곤 했었다. 자기들이 볼때 내가 너무 심각하다나?
스페인 너는 자유다./손미나/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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