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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지

용의자 X의 헌신 - 히가시노 게이고

 

 

막 자살을 하려던 수학교사인 남자(이시가미)가

한 눈에 반한 모녀를 만나 자살을 포기하고 그녀를 위해 살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헤어진 전 남편을 견디다 못해 딸과 함께 전 남편을 살해한다.

그 살인을 알게 된 수학교사인 남자는 그녀를 위해 자신이 뒤집어 쓰기로 한다.

독자는 모든 걸 다 알지만 형사가 추리해 가는 과정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독자도 깜빡 속은 한가지 있다.

나중에야 밝혀지는 또 다른 살인사건......

 

자살을 하려던 이시가미가 자살에 실패하고 모녀를 만나는 대목은 이렇게 나왔있다.

 

-.이시가미는 로프를 든 채 방 한복판에 서 있었다.

그것을 걸 만한 장소를 찾고 있었다. 연립주택의 방에는 그럴만한 장소가 없었다.

결국 기둥에 굵은 대못을 박았다. 거기에 고리를 만든 로프를 걸고 체중을 실어보았다.

기둥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지만 못이 굽거나 로프가 떨어지지는 않았다.

아무 미련도 없었다. 죽는 데 무슨 이유가 있을까, 다만 살아가야 할 이유가 없을 뿐이다.

받침대에 올라가 목을 로프에 거는 데 도어벨이 울렸다.

운명의 벨이었다.

그것을 무시하지 못한 것은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 바깥에 있는 누군가가 어떤 급한 용건으로 찾아왔는지도 모른다.

문을 열자 두 여자가 서 있었다.. 모녀같아 보였다.

이웃에 이사 온 사람이었다..그녀는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딸도 옆에서 머리를 숙였다.

두 사람을 보았을 때 이시가미의 몸 속으로 뭔가가 치달렸다.

 정말 깨끗하고 아름다운 눈을 한 모녀였다. 그때까지 그는 어떤 아름다움에도 눈을 빼앗기거나 감동한 적이 없었다.

예술의 의미도 몰랐다. 그러나 그 순간 모든 것을 이해했다.

수학의 문제가 풀려서 느끼는 아름다움과 본질적으로 같은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자살 충동이 사라지고 살아가는 기쁨이 일었다.

 

-. 여태 이런 깊은 애정에 감싸여본 적이 없었다.

아니,애당초 그런 것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지조차 모르고 살아왔다.

이시가미의 그 무표정한 얼굴 아래에 평범한 사람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애정이 깃들어 있었다.

<용의자 X의 헌신/히가시노 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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