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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지

종합병원 청년의사들

#.종합병원 청년의사들 /이왕준 박재영/열음사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보다 더

의사와 병원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었던 책이다.

'시골의사의 다름다운 동행'은 다분히 내용 외적인 면으로 히트한 책이고

'종합병원의 청년의사'들은 보다 더 내용이 충실한 느낌이 들었다.

 

-교도소에서 근무하는 공보의는 가장 이질적인 존재이다.

한시적이기도 하고 공감대를 이룰 무언가를 찾으려 해도 그럴만한 여지가 별로 없다.

-외과의사에게는 토끼같은 손과 독수리같은 눈과 사자 같은 심장을 가질 것을 요구받는다.


-외과의사는 자신의 나이보다 젊어야 한다.

아니 최소한 젊음에 가까워야 한다. 그는 결코 떨리지 않는 강하고 안정된 손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는 왼손을 오른손만큼 자유자재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외과의사는 날카로운 눈과 좋은 시력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맑은 정신을 항상 지녀야 한다. 외과의사는 환자를 대할 때 연민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는 환자의 울음소리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너무 빨리 서두르지 않을 수 있으며 필요한 것보다 모자라게 자르지 않을 수

있다. 그럴 때만이 통증으로 소리 지르는 환자 때문에 아무런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지 않고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셀수스(고대 로마시대의 유명한 의학자 셀수스)


-그 산모는 열 아홉살 때 어느 피서지에서 윤간을 당했다.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헤매다 보니 이후 칠 개월이 지나도록 임신이 된 사실 을 몰랐다고 했다.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 결국 출산을 했고, 불행 중 다행인지 사산이 되었지만 결국 그 상처는 십년 이상 남아 그녀가

그녀가 정상적인 가정을 가지는 것을 늦어지게 했던 것이다. 그녀는 한때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적이 있던 환자였고,

출산 예정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예민해지는 통에 나는 정신과에 협의 진료를 신청하기도 했었다. 산모는 난산이었다.

비정상적인 임신의 후유증이 아직 남아있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남편은 그런 부인의 과거를 모르고 있었고, 나는 그 사실을 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불행이 꼭 그녀의 책임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모르는 것이 약이 되는 경우가 세상에는 많지 않은가. 문제는 간호사의 실언에서 비롯되었다.

 진통을 겪는 산모에게 '초산도 아니면서 뭘 그리 고통스러워 하느냐.'고 말을 한 것이 남편의 귀에 들어간 것이다.

내가 아무리 나서서 '이 간호사가 다른 환자인줄 알고 한 말이다.'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남편은 나의 말을 믿지 않았다.

 건강한 아이를 낳기는 했지만, 마음이 약한 그 산모는 처음에는 부인했지만

결국 남편의 계속되는 추궁에 모든 것을 털어놓고 말았다. 결과는 이혼이었다.


-한번은 사지가 모두 절단된 환자가 입원한 적이 있었다.

그는 철로에서 자살을 시도한 환자인데 얼마나 자살에의 의지가 강했던지

철로에 대자로 드러눕는 바람에 사지만 절단되고 살아난 것이다.

그러나 그는 긴 시간 동안의 재활을 통해 의수족을 끼운 상태로  약간은 기우뚱거리면서 병원문을 나섰다.


-인턴은 삼신이다.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의사들은 다 안다.

인턴은 먹는데는 걸신,자는데는 귀신,일하는 데는 등신



-종합병원에서 주치의란 레지던트 1년차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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