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씨가 인터뷰어 지승호씨와 나눈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공지영 특유의 솔직담백한 이야기가 돋보이는 책이다.
-.사람을 변화 시킬 수 있는 것은 지지와 격려뿐이라는 것을 알았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쓴 존 그레이는 다른 남자에게 아내를 빼앗긴 전력이 있다.
그래서 일부 비평가들은 그런 사람이 부부관계에 관한 책을 집필한다고 코웃음을 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아픈 경험이 있었기에
그런 성찰을 할 수가 있었고 다른 사람에게 교훈이 되는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결혼 날짜를 받고 비밀로 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에 창간되는 여성지가 있었어요.
창간호에 ‘두 번 이혼하고 세 번째 결혼 한다’는 기사를 쓴다고 해서 일언지하에 거절을 했지요.
거절했더니 당신이 거절하면 우리 맘대로 씁니다. 하면서 제목을 ‘세 번째 결혼하는 공지영’이라고 뽑고 우리 애들도 다 넣어놨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때 팩스를 보내면서 간곡하게 시댁에서는 알고 있지만 주변을 모르는데 제발 우리 둘째는 이 사람이 친 아빠인줄 아니까 그런 말 하지 말아달라고 눈물로 써서 보냈어요. 그랬는데 결혼하기 한 달 전에 그 잡지가 창간호였기 때문에 대대적으로 광고를 했다. 나중에 그 여성지 망해서 고소하다고 생각했다.
-.정신과 상담을 받으면서 억압의 이야기 감정의 억압 중에서 분노의 억압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고요
또 하나는 그것의 근원이 사랑의 결핍에서 시작돼서 사랑으로만 치유가 된다는 것
-탈무드에도 나오는 대목
이웃집에 망치를 빌리러 갔는데 그 사람이 안 빌려준 경우, 반대로 망치를 빌리러 왔을 때 안 빌려주면 복수고,
빌려주는 것은 경멸의 감정이라는 거죠. ‘난 최소한 너하고는 달라.’
-홀로여도 좋은데 네가 있어서 더 좋다. 그런 관계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대중의 속성이라는 것이-
신해철씨도 100분 토론에 나가서 또박또박 이야기하면 싫어하는데 무릎팍 도사 나가서 저 사실 무서웠거든요.
라고 하면 ‘그래 너도 힘들었지? 그것 봐. 너는 착한 애였어. 하면서 대중이 용서해준다. 고 하더라고요.
-.공지영은 ‘자고 나니 하루아침에 유명해져 있더라.’ 유명세를 치르면서 많은 언론(특히 여성지)에 시달렸다.
유명작가에 두 번의 이혼 경험은 그녀는 좋은 먹잇감이었는지 모른다. 그녀는 여성지와 네 번의 걸친 소송을 했고,
언니가 “넌 뭐가 제일 무섭니?”라고 물었을 때 “여성지”라는 웃지못할 답변을 한 적도 있다.
-박완서 선생은 공지영이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평론가의 도움 없이도 뭔 소린지 알아먹게 쓰는 문장, 작가의 미모, 사생활에 대해 내숭 떨지 않는 정직성”이라고 표현했다.
-.사실 더 도발적인 것이 지금 젊은이들의 특징이 아닌가 싶은데요.
심사위원들에게 맞추느라고 이 사람들이 너무 심각하고 의미과잉이고 그건 사실 지금의 젊은 사람들이 할 일은 아니죠.
그리고 뭔가 젊다는 것은 어쨌든 기성에 한 번쯤 도전장을 내밀고, 박민규처럼 ‘좃까라 마이싱’을 말이 아니라 작품으로 한 번쯤 해줘야 하는 건데 그런 것을 못하고 고분고분하니까 문학 본령의 의미는 없는 거죠.
지승호(인터뷰어)-.사람들이 스크롤바를 움직여야 될 정도가 되는 분량의 글은 안 읽으니까요. 안터넷에서 나오는 뉴스만 해도 선정적이고 짧은 기사만 나오고요. 그러다 보면 점점 사고도 짧아지게 될 것 같아요.
-.평범한 사람들의 심정을 잘 옮겨내는 재주가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더 주고 내 이야기 같다는 친근한 생각을 하게 하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좀 들어요. 예를 들어 김영하씨 소설 같은 경우‘이사람 참 천재 같다.’는 생각을 해요. 성석제 씨도 그렇고. 그런데 내 얘기 같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거든요. 굉장히 기발하고 재미있잖아요. 그런데 그게 재미있기도 하고 벽이기도 한 것 같아요.
-.북한에 갔을 때 남자들과 같이 담배를 피우니까. 북한정보원들이 “여자가 어디서 대놓고 담배를 피우냐?”고해서 제가 “동무 반 봉건해야죠.”했죠.
-재벌 계열사 사장님 한분이 이명박 대통령보다 윗자리에 있던 나이든 양반인데 따님이 제 책을 좋아한다 길래 사인도 받고 저녁도 먹고 싶다고 간곡하게 부탁을 해서 그런 자리는 잘 안 가는데 아무튼 갔어요. 사람이 재미있고 겸손하고 좋은 분이더라고요. 저녁 먹고 술을 몇 잔 하는데 갑자기 제 친구 국회의원(우상호) 흉을 보는 거예요. “그래서 아닌데요. 제 친구인데요. 아무리 국회의원이 됐지만 정말 좋은 애고 그것은 보증할 수 있어요. 걔는 인간성 자체가 좋은 얘예요. 하면서 막 설명을 했어요. 옛날 얘기를 해가면서....그날 찝찝하게 헤어졌어요. 내가 또 왜 열 받아서 그랬을까? 가만히 있으면 되는 건데 하고 자책도 했어요. 그런데 그 양반이 소개시켜준 분 한테 자기 앞에서 그렇게 젊은 여자가 대드는 것을 처음 봤다. 아니라고 아니라고 하는 여자 처음 봤다.”고 그러더래요. 저는 거꾸로 저런 남자들 옆에 있는 여자들은 여태까지 뭐였다는 말이야. 하는 생각과 함께 우리 둘 다 성인인데 대든다가 뭐야 하는 맘이었어요.
-자유분방하다 성적인 부분만 빼고는...
-무소의 뿔을 썼을때는 왜 남자를 이렇게 나쁘게 그리냐고 하도 공격을 많이 받아서
나중에는 그런 말을 하는 건 다 남자더라. 그렇게 맞받아칠 정도의 여유가 생겼죠.
-.인터뷰어 지승호-임상수 감독의 오래된 정원에 분신하는 여학생이 “엄마 나 뜨거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에 대해 운동권을 나약하게 묘사했다고 한 사람들도 있었거든요.
공-그러면 거기서 견딜만해 뜨뜻해 그러겠어요. 아니 전태일도 마지막에 죽을 때 “어머니 배가고파요.”하고 죽었는데 그게 정말로 가슴 아픈 거죠.
지-그런 태도들이 정치적으로 옮겨오면 교조적이 되는 거고 대중하고 거리가 멀어지는건데요.
공-그렇죠 그거야말로 비현실적인거죠. 사실 저는 최영미씨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가지고 사람들이 비판할 때 정말 어이가 없었어요. 말하자면 문학적인 표현으로 슬픔과 냉소를 가진건데 ‘그래 너한테는 잔치 끝났냐?고 하고 컴퓨터랑 섹스하고 싶다는 것도 그 심정이 여자로서 이해가 되는데 그걸 가지고 성적인 비판을 하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정말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너무 할머니 같아졌는지 모르겠는데 진짜 요즘은 그냥 감사하다니까요. 특히 돈 걱정 안하게 돼서 그게 제일 감사해요. 그거 이상 감사한 게 없어요. <우행시>쓰기 전에는 밤마다 애들 재우고 나면 잠이 너무 안와서 소주 두 병을 먹지 않으면 잠을 못 잤어요. 그때 잠 안자고 그 생각만 했어요. 내가 막내 대학 보낼 수 있을까. 7년 쉬고 나오니까 한국 출판 시장이 너무너무 달려졌다는데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 안되면 어떻게 하지. 그때부터 머리가 어떻게 돌아가냐면 이 집을 팔고 그 돈을 가지고 강원도에 있는 집으로 들어가서 남은 돈을 어떻게 해가지고 어떻게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애가 고등학교 가면 강원도에서 다닐 수도 없고 어떻게 하지 막 이런 생각만 하는거예요. 정말 안돼서 집을 팔면 국수집을 얼마에 얻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망상에 망상이 꼬리를 무는 거죠. 불안감 있잖아요. 불안함이 밀려오고 그때는 빚도 있었어요. 저 빚은 언제 갚지, 갚을 수 있을까. 그러면 또 이 집을 팔고 있는 것 이집 하나밖에 없으니까. 강원도 집으로 들어가서 그러면 ...이제는 일단 싱글맘으로서 향후 10년 정도 내가 아껴 쓰면 그 이후로 수입이 한 푼도 없어도 막내를 대학교까지는 보낼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그건 안심이죠.
-학교라면 내 청춘 열 번을 돌려 준다 해도 싫었다.
-.가수 박진영은 2001년경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녹화가 진행되는 자유선언 토요대작전 에 동문자격으로 출연해서 노래를 열창한 뒤 무래를 내려가기 위해 인사를 했다. 그때 학생들이 앙코르를 외치자 갑자기 박진영은 무대 중앙으로 나가 "연세대는 콘돔이다." 라고 외쳤다. 객석에 있던 김우식 총장을 비롯한 많은 참석자들일 놀람을 감추지 못하는 가운데 박진영은 그 이유에 대해 “항상 큰 일을 치를 수 있게 준비시켜주니까”라고 응수해 학생들의 갈채를 받았다.
-노무현은 조중동과 싸우고 이명박은 초중고와 싸운다. 이말 되게 웃겨요.l
-.예감 되게 잘 맞아요. 작가는 무당 끼가 워낙 다 있는 거니까요. 귀신도 잘 보고요. 소설가나 시인들과 앉아서 이런 얘기하면 다 한마디씩은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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