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가장 크게 보인다는 요즈음이다.
보름달이 크게 떠오른 어느 초저녁 밤 .
엄마는 나를 불러 내서 나를 앞에 세우시더니 내 어깨에 손을 얹으셨다.
그리고는 달을 향해 내 앞날을 기원하는 기도를 하셨다.
우리 아들 건강하게.......잘 자라게.....
훌륭하게.....
그리고
기억나는 단편적인 것들....
몸이 움츠러들게 하는 쌀쌀한 날씨.
산동네 위로 둥실 떠 오른 유난히 커다란 달.
그 달빛에 빛나던 장독들.
내 등 뒤로 닿았던 엄마의 치마폭.
6.25 전쟁 속에 내 위로 삼 남매를 잃고
그리곤 휴전이 되어 딸만 연달아 둘을 낳으셨다.
그리고 2년 6개월 뒤
마침내 원하던 아들이 태어났다.
지금이야 그렇지 않지만
당시엔 아들이 뭐길래.....
모든 걸 나한테 거신 듯 사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