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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딸가진 아빠가 본 영화 '테이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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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기 그레이스                     포스터                     리암 니슨                       팜케 얀센

 

 직장 동료들과 영화‘테이큰을 보았습니다.

방화 ’추격자‘를 보려다가 시간이 맞지를 않아서 외화'테이큰'을 보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일요일 영화를 소개하는 TV프로그램에서 딸아이와 보다가 테이큰 보고 싶다고 했던 영화인데 같이 보았으면 좋았을텐데....

혼자 보게 되었습니다. 집에 와서 이야기 하니 딸아이가 “아빠 줄거리 이야기 하지 마 나중에 보게.”하던군요.

 

 리암니슨은 영화 쉰들러 리스트로 유명한 배우.

줄리아 로버츠와 한때 동거를 한 경력이 있는 배우로 저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데도 대단한 액션을 소화해 내는 군요.

나도 딸 가진 아빠로서,리암니슨보다 나이가 어린 아빠로서, 운동도 하고 근육도 좀 키우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튼 처음 시작은 그저 그랬습니다.

더구나 영화 시작 전부터 홀짝 홀짝 마신, 이뇨작용에 좋은 옥수수 수염차 덕분에 화장실이 가고 싶지 뭡니까?

영화에서는 생일 선물로 노래방기기를 들고 간 아빠는 딸아이가 좋아하면서 매달리다가 새 아빠가 생일 선물로 말을 끌고 나타나자 언제 그랬느냐 싶게 노래방기기는 거들떠도 안보고 달려갑니다. '에구 저 싹수 없는 것 같으니라구!!' 생각하면서

내가 다 섭섭한 생각이 들어 ‘에이 화장실이나 갔다 올까’ 잠시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본격적인 추적과 액션이 벌어지면서

화장실 생각은 달아나 버리고 영화에 빨려들어 갔는데 아마도 딸 가진 아빠의 심정으로 보았기 때문인가 봅니다.

그렇지 않다면 중간에 화장실을 갔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저 단선적인 결말이 뻔한 영화로 식상할 법 하지만 리암니슨의 연기와 그리고 딸을 향한 복수심에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전직 특수 수사요원인 아버지가 딸에게 하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수사요원이었었기 때문에 딸아이에게 말하지요. "넌 잡혀 갈 거야 .하지만 큰 소리로 인상착의를 말해."  딸아이는 키와 달과 별 있는 문신등의 인상착의를 소리지르며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전화기에서 들리는 한마디 'GOOD LUCK'  목소리가 끝내주더군요. 하지만 이 소리가 나중에 단서가 되지요. 


 딸을 납치당한 아버지는 내 마음 속에서 모든 것에서 용서가 됩니다. 자동차를 역주행하건 다른 차를 들이받건 사람을 수 없이 총을 쏴 죽여도 용서가 되는 건 완전히 감정이입이된 상태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반전이나 주인공이 크게 곤경에 처하는 장면도 별로 없습니다.

보통 영화가 주인공이 엄청나게 곤경에 처해서 죽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서 악당을 물리치지만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엄청난 능력과 체력의 소유자입니다. 망가진 핸드폰에서 삐끼를 찾아내서 추격하지만 삐끼는 도망가다가 그만 교통사고로 즉사합니다. 그 장면에서 급작스러움과 안타까움에 다들 ‘아~’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렇지만 주인공이 워낙 능력이 탁월하다 보니 곧 범인들을 찾아내게 되지요.


주인공이 곤경에 처한 경우는 오직 한 번 잡혀서 잠깐 동안 천장에 쇠파이프에 두 손이 수갑이 채워진 경우인데 56세의 리암니슨에게는 헐크같은 힘이 있어서 그 곤경을 단번에 뚫고 나옵니다. 배로 납치당하는 딸을 향해 다리 위에서 배로 뛰어내린 이 56세의 리암니슨은 하나도 다치지도 않고 엄청난 거리를 달려오느라 지칠 법도 한데 배 위로 뛰어내려서는 멀쩡하게 서 있어서 체력이 비축이 된 훨씬 젊은 놈들을 단숨에 제거하기도 합니다.

 딸을 납치 당한 아버지의 복수심은 그런 상상할 수도 없는 힘을 내게 하는 것이지요.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정당하게 여겨지는 그런 행동들은 모두 내가 딸을 가진 아빠이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온 동료 중에 한 분은 전기 고문하는 장면에서 그렇게 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너무 과하다는 생각을 한 분도 있는데 저는 그 장면조차도 이해가 가지 뭡니까. 옛 동료였던 부인을 쏘는 장면에서는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만.. 납치되었던 딸과 만나서 포옹하는 장면에서는 내 감정이입도 절정에 달해서 코끝이 찡하고 눈물이 핑 돌지뭡니까? '아~~ 이 값싼 감상주의자여!!'


 그런데 파리에는 영화에서처럼 젊은 여자들을 납치해가지고 마치 물건 경매하듯이 경매하는 곳이 실제로 있는 지 그게 궁금하더군요.

내 머릿속의 프랑스와 파리는 그저 낭만적이고 예술적인 그런 나라와 도시로 여겨지는데 그런 곳에서 그런 여성들을 납치 매매하는 일이 벌어진다는 게 잘 이해가 되지를 않았지만 그러고 보니 프랑스와 프랑스 사람들이 다 낭만적이라는 환상이 깨진 것은 방배동이던가 우리나라 서래마을에서 프랑수 크르조 부부가 자기 아이를 죽여서 냉동고에 넣어서 보관했던 끔찍한 일도 생각이 납니다.

 

 어쨌거나 영화는 한 시간 반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런닝타임, 킬링타임,시종일관 쉬지 않고 달리는 열차처럼 치고 박고 싸우고, 총 쏘면서 순식간에 결말을 맞게 됩니다. 영화가 끝나서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니 속도 시원하고 영화도 시원하고 아무튼 시원하게 본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