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일지

고릴라 로마역에 서다

 

-.실용적인 사람한테 추억은 아무것도 아닌 그야말로 추억이 밥 먹여주나 일지 모르지만

예술가에게는 추억으로부터 받는 기가 매우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그림을 그리고 놀면 다른 부모 같으면 ‘환쟁이’가 되려고 그러느냐며 못마땅했을 터이다.

지금도 화가하면 춥고 배고프다는 인식이 남아 있지만, 내 어린 시절에는 더했다. 사진관을 하셨던 나의 부모님은

영주산골 초등학생인 나에게 서울에서 열리는 국전을 보러 다녔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고흐는 밀레의 ‘씨 뿌리는 사람’을 보고 복제를 했는데,

똑같이 그리지 않고 자신의 방법으로 재 해석해 새로운 명화를 남기기도 했다.

-.결핍이 아름다운 것은 창조적 에너지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 아닐까.


-.무절제한 화가의 이미지가 생겨난 데는 이유가 있다.

절대왕정이 해체되고 근대 시민민주의 사회가 성립되면서

유럽각국의 궁정소속의 화가들은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리고 말았다.

그 전의 화가들은 궁정에 소속되어 신분이 보장되고 생활이 안정되었다.

그러나 시민혁명이 일어나고 왕정이 몰락하면서 화가들의 위치가 추락하게 된다.

후원자들을 잃게 된 화가들은 말도 못할 혹한을 겪게 된다. 고흐 세잔 고갱등 인상파 화가들 대부분이 다 그랬다.


-.당시 뉴욕 화단에는 게이들이 많았고 에이즈로 죽어가는 화가들도 많았다.

그래서 계약을 하면서 나에게 에이즈 같은 심각한 병이 없는지를 물었다.


-.모델료를 지불할 수 없었던 세잔은 그래서 정물화를 많이 그렸고 인물화를 그릴 때에는 주로 부인인 오르탕스피케를 앉혀놓고 그림을 그렸다.


-.어느 날 세 자매가 어머니가 죽었다며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찾아왔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데 딸 셋이 다 다르게 어머니를 기억했다.

이런 립스틱을 써요 안 써요. 얼굴이 밝은 편이다 어두운 편이다 등등

 

<이두식 교수의 그림이야기 '고릴라 로마역에 서다.'>

'독서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정일  (0) 2008.02.24
카일라스 가는 길  (0) 2008.01.31
대화  (0) 2007.12.27
박찬욱감독  (0) 2007.12.27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0) 2007.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