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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흙먼지 같은 일생 - 지금도 세련되고 현대적으로 느껴지는 달리나 피카소가 그때 이미 자신들의 작품 세계를 견고하게 이루고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설명할 수 없는 무력감이 찾아들었다. 어떤 이들은 태어날때부터 부모의 관심과 지원 아래 이세계를 마음껏 표현하며 불멸의 이름으로 살다가고, 나의 아버지같은 이들은 한국의 남쪽 J읍에서도 시골쪽으로 한참 들어가는 아무런 특징도 없는 농가에서 태어나 학교에는 발도 들여놓지 못한 채 생존이 아닌 다른 이유로는 그 집을 떠나본 적이 없는 흙먼지 같은 일생을 살기도 하는 게 인간의 삶이기도 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때 어린 딸에게 외면당하기도 하면서. - 어떤 곳은 누렇게 얼룩이 져서 글씨가 뭉개져 있기도 하고 물방울을 떨어뜨렸다가 손으로 쓸어낸 것처럼 사인펜 자국이 저 위까지 .. 더보기
아버지에게 갔었어 작가 신경숙의 책을 다시 읽어야 할까? 많이 망설이다 집어 든 책이다. 앞으로도 계속 표절파문은 신경숙에게 주홍글씨처럼 따라 다닐테지만, 애써 신경을 끄고 읽으려 했다. 살고 싶어 썼을 작가를 위해. 공전의 베스트 셀러인 의 아버지 버전이라 할 수 있을 작품인 아버지를 개별자, 단독자가 아닌 '아버지'라는 틀에 묶어 생각하면서 쏘았을 화살을 이제 뽑아 드리고 싶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우린 '아버지'라고 하면, 가족 구성원들을 돌보고 거두는 기둥같은 의미로의 아버지만을 생각해 왔는데, 한 인간, 한남자로서의 모습도 함께 그리려한 글이다. 주인공의 고향인 J시는 우물 정자가 들어가는 지명이라고 한 걸 보면 정읍으로 생각하며 읽게 된다. 바로 작가 신경숙의 고향이라고 알려진, 그래서 더욱 주인공은 작가.. 더보기
복자기 나무는 왜? ♂ 복자기 나무하고 계수나무 보러 가자. ♀ 비 온다는데? ♂ 그래도 단풍이 멋진 나무래. ♀ 아직 단풍 안들었을텐데? ♂ 음, 수목원은 여기보다 추우니 아마 단풍이 조금은 들었을거야. 봄철 수목원을 갔을때 나무 이름도 그렇고 표피가 독특해서 기억에 남는 나무였다. 그런데 책을 보다가 복자기 나무의 단풍에 대한 글을 읽다가 궁금했다. 어떻길래......복자기 단풍이 들면 어찌할 바를 모른다고 했을까? 3월의 복자기 나무 - 거친 나무 표피가 인상적이어서 찍었는데, 이 큰 나무는 못 찾았다. 다음엔 꼭 찾아봐야지.... 두리번 거리며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몇 그루의 복자기 나무를 찾아냈다. 붉은색과 연초록이 섞여 있어 눈을 끌었다. "복자기 단풍 들 때는 참말 어찌할 바를 모르겠소. 나뭇잎의 붉은 빛이.. 더보기
엄마 마음 풀어주기 왜 나는 그동안 어머니의 마음을 풀어줄 생각은 못하고 살았나. 그저 말벗만 되어 주어도 반은 풀리는 것이었는데..... 가끔 어머니를 화나게 하는 사람에 대해 맞장구를 치며 “우리 엄마한테 그랬단 말이야? 내가 혼내 줄게, 엄마!” 그 한마디로 팔십 프로는 풀리는 것이었는데...... <.. 더보기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 신경숙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면 여러분은 꼭 ....이렇게 이야기 하세요... 내가..... 거기로.... 갈까?...... 그 사람을 만난 적이 아무리 오래 되더라도 말이지요. 딸아이가 사서 읽고는 아빠... 이 책은 접거나 줄을 긋거나 하면 안되요.. 무엇에겐가 누구에겐가 빚을 지고 있다는 느낌이 .. 더보기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읽다 보니 IMF때 아버지란 소설이 크게 히트한 일이 있어서 다분히 지금의 경제 사정을 생각하고 시기를 고려해서 출판한 책이란 생각도 들었다. 경제가 어려우면 이런류의 소설이 잘 팔리므로....(아! 이렇게 까칠하게 따지지 말고 보아야 하는데 난 왜 이러지??) 제일 먼저 .. 더보기
작가의 방 -커피는 하루 한잔을 꼭 마시는데 제가 좀 민감해서 그 이상은 안 마셔요. 저녁에는 차도 안 마시지요. 스님들도 해지면 차 안 마시거든요. 80년 대에는 하루 12시간씩 글을 썼는데 지금은 6시간이 고작이고, 최근에는 우울증까지 생겼다. 최근에 내가 게으르다는 걸 깨달았다. 희한한 궁상이다. 혼자 쓰.. 더보기
여름 여름은 커다란 통 속에 들어있는 화려한 꽃다발 같다. 닫힘없이 열려 있다. 세련되었고 소박하다. 애오이처럼 신선하나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 같은 무기력을 전염시키는 계절이기도 하다. 시들지 않는 꽃과 같이 영원히 시간이 멈춘 것처럼 사람을 집중시키다가가 어느 덧 가버리는 게 여름이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