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부산까지는 400km정도인데 시드니에서 브리즈번까지는 930km 이다.
기차가 연착하는 바람에 5시가 다 되어서야 브리즈번에 도착했다.
여기 앉아서 쉬다가 갈까하다가 하늘을 보니 서서히 밝아지며 거리의 불빛들도 사위어 가는 것 같았다.
호텔엔 24시간 직원이 있다고 하니 힘들어도 호텔 로비에 가서 쉬기로 했다.
그래~ 구글지도 보며 찾아가자~~
여행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구글지도는 중요한 앱이고, 나처럼 길치에게는 더더욱 소중하다.
길치인 나도 이제 길눈이 좋은 사람 못지않은 능력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하지만 구글이나 휴대폰이 말을 잘 듣지 않고 심술을 부릴 때도 있는데 하필 지금 휴대폰이 쉬고 싶은가 보다.
그렇다고 쥐어박거나 집어 던질 수도 없고 잘 달래며 상전 모시듯 해야 한다.
휴대폰은 내 몸의 일부같은 존재 아니던가.
별수없이 바쁜 새벽 출근하는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야했다.
출근하는 말쑥한 차림의 사람들과는 달리 우린 세수도 제대로 못해 꾀죄죄하다.
묻기도 미안해 두리번거리다 학생인듯, 직장인인 듯한 여성에게 물었다.
휴대폰 구글지도를 내 보이며 우리 목적지를 말하자 "한국분이세요?"하고 묻는다.
휴대폰의 한글을 본 것이었다.
'구글이 ~ 이놈아~ 네가 심술부리며 갑질하면 대책이 없을 줄 알았지?ㅎㅎ'
짐을 맡기고 휴대폰과 카메라를 충전하며 커피를 마시면서 로비에서 쉬었다.
휴대폰과 구글이가 정신을 못차리듯 우리도 멍~ 한 상태였다.
우리도 쉬고 휴대폰과 구글이도 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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