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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별일 없으신 거지요?

휴대폰을 더 쓸 수 있다고 하는데도 아이들이 생일겸 추석 선물로

우리 내외 휴대폰을 최신형으로 바꿔주겠다고 해서 자의반 타의반 바꾸었다.

더불어서 헬스워치를 함께 사면 1/4 가격으로 함께 살수도 있다는 말에 헬스워치까지 사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새로 바뀐 핸드폰에 적응이 덜 되어 오늘은 새 휴대전화를 꺼내다가 그만

긴급전화가 눌렸는지 내 휴대폰이 112에 전화를 걸고 있었다.

에그머니~!!! 얼른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곧바로 112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받아? 말아? 아주 잠깐 망설이는 사이,

납치범이 옆에 있어서 제대로 이야기를 못하고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영화장면이 떠올랐다.

나는 전화를 받자마자 휴대전화가 잘못 눌려 그랬다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별일 없으신 거지요?"하고 혹시 모를 다른 사정이 있는지 살피는 듯한 어투로 말하였다.

별일 없다고 말하곤 끊었다. 힘든 업무를 보는 사람을 내가 더 힘들게 한 셈이다.

 

끊고나서는 얼마전 본 영화 <무도실무관>이 생각났다. 

 

전자 발찌를 찬 사람들을 실시간 모니터를 보며 동선을 감시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다. 

전자 발찌를 찬 사람들이 어길 경우 전화를 걸거나 직접 찾아가서 상황을 체크하는 일도 한다.

그만큼 몹시 위험한 경우도 직면하는 직업이다.

영화는 볼만한 액션씬과 더불어 내내 긴장감을 느끼며 보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이나 형사를 비롯해 이런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감시를 위해 모니터를 항상 주시해야 하고, 신고 전화가 오면 촉각을 곤두세우고 받을 것이다. 

그런데 어제 오늘에는 살해 예고글이 올라와서 이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불만이 많다보니 이런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가 잘 모르는 사이에 일선 현장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에 책임을 다하는 사람들의 노고를

새삼 떠올리게 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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