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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정이 많은 국민?

SNS상에 흘러넘치는 다른 사람들의 행복한 일상은

그것이 어느 정도는 가공된 것이라 생각하는 이성보다는 나와 비교하는 감성이 더 빨리 작동한다. 

그래서 보는 다른 사람들에겐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 쌓인 스트레스는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한 채 쌓이면 쌓여 분노가 되고,

분노가 쌓이고 쌓이면, 몸 안에 독이 만들어진다.

독이 쌓이고 쌓여 흘러넘치는 자들은 밖으로 발산을 한다. 그것이

신림역과 서현역 앞에서 벌어지는 묻지마 살인극같은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런지. 

 

빠른 시간 안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우리나라의 경우는

자랑스러운 일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우리 삶에 확고하게 정착되지 못한 측면도 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부와 명예와 지위를 얻은 자들 중

'왕관의 무게'를 견딜 준비가 안 되어 버거운 나머지 일탈을 일삼는 자들이 등장했다.

그런 속에서 어느 한 편에선 조금씩 속에 독을 만드는 상황이 생겼을 것이다.

 

그것이 편을 나누어 싸울 때 그 독은 상대를 향한 살벌하고 유용한(?) 무기가 된다.

편만 나누어 싸우는 것이 아니라, 만인을 향해 만인이 싸우는, 모든 상대방이 적이 된 것이다.

 

정이 많은 한국인은 이제 먼 유물이 되어 버린 듯하다.

이상 기후로 지구의 생명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과학자들의 오랜 지적이 현실처럼 다가오는데

정까지는 기대하지 않더라도 독을 쌓으며 살아가는 듯한 모습이 안타깝다.

 

묻지마 사건 뉴스를 보더니 옆에서 한 마디 한다.

"작은 가방이라도 꼭 들고 다녀요~ 갑자기 일을 당하면 내 몸을 보호할 수 있게~"

그 이야기를 듣다보니 횡설수설하게 되었다. 

 

 

 

 상대방을 비방하고 비아냥 거리는 공공장소의 현수막 문구는 점점 거칠어가고 독을 쌓아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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