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내 앞에 즐길 거리, 일거리, 만날 사람이 있어야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못 견디는 사람들. 앞으로 앞으로 내 달려야만 하는 사람들.
하버드에 입학한 어느 대학생이 했다는 말 "엄마~ 이젠 뭐해야 되요?"
엄마가 지향하는 목표를 향해 모든 걸 제쳐두고 원하는 대학까지 왔는데 이젠 목표거 없다.
어쩌면 그 엄마는 이젠 내 할 일은 다 끝났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젠 자유다~~!!!
하지만 이제까지 모든 걸 다 바쳐 키운 아들이 그 소리를 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히데요시도 그런 인물이었다.
대부분의 전투에서 이기고 이젠 일본 안에는 더 이상 달릴 곳이 없다.
그러니 이번에는 당나라를 치시든지 천축을 치시든지 아니면 남만의 섬들을...
'너무 달려와 멈춰설 수 없는 히데요시'
죽을 때까지 무엇인가를 쫓아 정신없이 달려갈 것이다. ....
그런데 거기에 이에야스가 히데요시를 더욱더 무작정 달리게 만드는 상대로서 나타났다.
전에는 자신만만하던 히데요시가 이에야스의 존재를 의식하고 나서부터 마침내 위험한 폭주자로 바뀌어 간다.
우리가 이미 역사 시간에 배웠듯이 마침내 히데요시는 조선 정벌에 나선다.
<대망6> 권에서는 조선 정벌 직전의 히데요시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모든 것을 손 안에 쥔 사람,
그런데도 끝낼 줄 모르는 남자.
- 이에야스와 히데요시 사이에서 가즈마사의 역할 - 대의를 위해 기꺼이 이에야스의 배신자가 되는 가즈마사.
- 이에야스에게 자신(히데요시)의 누이동생을 파혼시키면서까지 이에야스에게 출가시키려는 히데요시.
게다가 이에야스에게 자신의 어머니까지 인질로 보내겠다는 제안까지...
- 이에야스의 눈을 볼 때 히데요시의 패권 확립에는 노부나가나 미쓰히데와 서로 통하는 위험성이 느껴졌다. 자기 힘만 믿고 지나치게 과시하면서 천하를 장악해 가면, 그 개인 생명의 종말이 언제나 난세로의 역행을 뜻하므로 거기에서부터 무한히 반역과 모반이 도발될 것 같아 결딜 수 없었던 것이다.
- 납득이 안된다면 말해주지. 간파쿠쯤 되는 인물에게도 머리숙이지 않는 나인데 호조 부자 따위에게 머리숙인다 해서 우리 가문에 흠은 안간단 말이다. 후세 사람들도 이에야스가 어린애를 달래려고 기세 강을 건너갔다고 볼 것이다.
- 이긴자는 결코 히데요시도 이에야스도 아니며, 실은....여기 모여 있는 사람들 중의 상인....이 아닐까? 무력 만능의 난세에는 일개 상인인 요도야가 이렇듯 광대한 저택을 지니고 이같이 호화스럽고 성대한 잔치를 베푼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런데 그 상인이, 이에야스조차 여간해서는 두 자루 이상 켜지 못하게 하는 한 근짜리 큰 촛불을 즐비하게 늘어놓고 꽃같은 여자들에게 시중들게 하며 즐거운 향연을 벌이고 있다. 이것은 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함부로 말했다가는 무사들은 일벌이고, 꿀을 빨아먹는 것은 상인들.....이라는 엉뚱한 오해거리를 만들어내 사카이 상인들이 측근에서 쫓겨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오.
- 어떠한 경우에도 히데요시의 행위에 거짓은 없었다. 어머니를 설득하는 데도, 큰 적을 대할 때도, 언제나 어린아이처럼 부딪쳤고, 그것을 겸연쩍어하는 일은 추호도 없다. 일단 생각하면 상대가 자신이 뜻한대로 될 때까지 억척같이 돌진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는 일종의 변태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할 수 있었다.
- 이에야스는 새삼스럽게 히데요시를 쳐다 보았다. 히데요시가 두려워하는 사람은 오로지 이에야스 한 사람.....이라니, 이 얼마나 솔직한 고백인가. 그러자 이에야스는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증거로 자꾸 무섭다. 무섭다. 하시는 거지요"
-"이제 일본 안에는 더이상 달릴 곳이 없습니다. 그러니 이번에는 당나라를 치시든지 천축을 치시든지 아니면 남만의 섬들을..." 네네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 지금 소로리가 한 말들은 전부터 자신이 히데요시에게서 느껴오던 막연한 불안과 그대로 딱 들어맞았다. '너무 달려와 멈춰설 수 없는 히데요시'
그것은 이에야스의 출현과 관계있는 것이 아니라 네네가 히데요시에게서 느끼고 있는 성격의 위태로운 면이었다. 아마 죽을 때까지 무엇인가를 쫓아 정신없이 달려갈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이에야스가 히데요시를 더욱더 무작정 달리게 만드는 상대로서 나타났다......고 사카이 사람들은 보고 있는 듯했다. 히데요시가 변했다는 것은, 전에는 자신만만하던 히데요시가 이에야스의 존재를 의식하고 나서부터 마침내 위험한 폭주자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뜻이라라. 네네가 염려하는 점도 바로 그것이었다. 이에야스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은 히데요시가 성격상으로 이에야스에게 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 수도를 교토에서 오사카로 옮기려는 히데요시...
- 히데요시를 무시하고 기도하는 에수교인들...
-1대1로는 이해할 수 있는 일도 주위에 이 사람 저 사람의 평판이 성가신 거미줄을 치기 시작하면 생각지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오다 노부나가의 조카딸이라기보다 히데요시가 평생을 두고 잊지못할 연정을 품었던 오이치 부인이 낳은 딸. 그 딸을 손에 넣으려면 성 하나쯤의 희생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기 입으로 그런 말을 서슴없이 마구 하는 자차히메(노부나가의 조카딸)의 기질이 우라쿠는 두려웠다.
- 나는 남의 힘의 고마움을 잘 알고 늘 감사하며 지낸다 하지만 자기 역량의 효력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 그러니 내 밥상에 맛있는 반찬이 올라 있지 않으면, 이에야스가 아직 자신만만하게 정신의 피로를 잊은채 크나큰 목적을 위해 꾸준히 일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주게.
- 눈앞의 적을 어떻게 놀려주고 어떻게 굴복시킬지 하는 문제와 씨름할 때는, 천만가지 지혜가 샘솟듯 솟아올라 온몸이 순식간에 활기로 가득찬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히데요시는 일찍이 둘도 없는 '노름꾼'의 한사람이었다. 그러나 막상 그 전란이 다스려지고 보니, 싸움터에 있을 때처럼 긴장이나 자극을 체험할 수 없었다.
- 히데요시는 왠지 섬뜩했다. 기타노만도코로에게 한 대 아프게 찔린 뒤인데, 또 자차한테서 무슨 소리를 듣는 것은 견딜 수 없는 일이었다. 기타노만도코로는 어디까지나 '아내의 임무'를 내세운 설교같은 투로 나왔지만 자차는 그 반대였다. 사람 마음을 얄미우리만치 꿰뚫어보면서, 감정과 감정의 틈 사이를 노리고 때쓰는 어린아이처럼 화살을 쏘아댄다.
- 언젠가 히데요시 엄마가 오카자키에 왔을 때 그 처소 주위에 나뭇단을 산더미처럼 쌓아올려놓고, 히데요시가 이에야스에게 조금이라도 무례한 짓을 하면 불질러 태워죽이겠다고 협박한 사쿠자에놈 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히데요시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다고 한다.
<대망6/야마오카소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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