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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오키나와 18일차

 

오늘도 어제처럼 날이 잔뜩 흐리다.

전쟁 당시 해군사령부호로 사용되었던 곳을 찾아갔다.

지하에 있다보니 날씨가 사나워도 관람하기에 큰무리는 없을 것 같아 선택한 곳이다.

 

1000엔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지하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길게 계단을 걸어서 내려갔다.

지하에 마련된 방에는 사령관실, 막료실,하사관실, 의료실, 발전실 등이 있었다.

 

직접 곡괭이를 이용해서 사람의 힘으로 파 들어갔으니 말로하기 힘든 노역이었을 것이다.

입구에는 당시에 사용되었던 곡괭이 하나가 큰 유리상자 안에 전시되어 있었다.

 

당시 상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중간중간 그림도 그려 전시하고 있었다.

요키나와 전쟁 상황도를 보니 연합군이 요키나와 섬 중간 부분에 1945년 4월 1일에 상륙하여 

북쪽 끝까지 4월 13일에 완전 점령하였고, 남으로는 6월21까지 항전을 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이곳에서 연합군과 대항하여 최후를 맞이 했을 당시를 떠올려보면 지옥,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지하에 갇혀 있다는 사실에 더하여, 언제 죽음을 맞이할지 알 수 없는 아비규환의 참혹한 장면이 떠올려졌다.

그 기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전투 중에 죽고, 할복 자살을 하거나, 투신 자살을 한 것이다.

 

돌격 앞으로!! 의 명령이 떨어지면 나가는 출격 출구도 있었다.

출구 쪽으로 다가가 내다보니 해안가의 언덕쯤으로 여겨지는 장소였다.

어떤 포격에도 끄덕없을 지하 요새라 하더라도 섬전체가 함락되었다면 그야말로 독안에 든 쥐인셈이다.

섬이 완전 함락되고 이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 폭탄이 투하되면서 일본은 항복하게 되었다.

이곳 오키나와의 전투가 전쟁의 큰 분수령이 되었던 것이다.

 

해군사령부호에서 나와 버스를 탈까하다가 버스시각도 한참 남아서 우린 천천히 걸어서 가 보기로 했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지만 바람이 심해서 걷기에 적합한 날은 아니었다.

호텔에서 멀지않은 곳에 있는 도서관을 찾아갔다.

도서관이 넓고 천정도 놓아서 쾌적한 느낌을 주었다. 공부하는 장소도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책이 꽂혀 있는 큰 책장 옆에는 별도의 의자가 하나씩 마련되어 있어서 잠깐씩 앉아 책을 볼 수도 있었다.

 

도서관을 나와 슈퍼에 들어가 매장 사이를 다니다보니 한여배우가 주당처럼 진로 소주를 마시며 광고하고 있었다. 

음산한 날씨에 바람까지 부는 날씨라 다른 날보다 많이 걷지 않았는데도 피곤함이 일찍 찾아왔다.

여행 마지막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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