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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오키나와 10일차 (비세마을 후쿠기길)

비세마을 후쿠기 길

 

 자고 일어나니 허리가 불편한 것이 침대가 꺼진듯한 느낌이 들었다.

시트도 깔끔한 느낌이 들지 않아 교환을 요구했더니 원래는 만원을 내야 하는데 그냥 제공하겠단다.

후기를 꼼꼼하게 읽지 않아 그랬다며 이제서야 후기를 읽어보니 침대 꺼진 이야기들이 있단다.

 

비세 마을 후쿠기 가로수 길을 가려고 버스를 탔는데 내린 곳에 근사한 호텔이 있었다.

이곳을 숙박지로 정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후쿠기라는 나무는 오키나와 어디서나 많이 보는 나무였다. 

길을 걷다보니 한글로 씌어있는 안내문구나 경고 문구가 많았다.

<길 좁다 차량 진입 금지> <미끄러진다>라는 글귀를 보곤 웃음도 나왔다.

공항에서<컨디션 좋아요?> 라고 써야 할 것을 <컨디션 즣아요?>라고 적어 놓아

웃음과 함께 잘못 썼다고 알려 준 기억도 났다.

 

습한 곳이라 이끼낀 곳들이 많다. 심지어 기와에도 푸르게 이끼가 끼어 있는 곳도 있었다.

후쿠기 나무들이 울창하여 빽빽하게 들어선 길 위를 올려다보니 하늘이 보이지 않고 어두컴컴한 곳도 있다.

나뭇잎들이 한창 떨어지는 철이라 여기저기 비질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수족관앞으로는 관람하러 온 단체 학생들이 많았다.

우린 수족관 구경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해변가를 걸었다. 그러다가

야외에서 돌고래쑈를 하는 곳이 있어 구경을 하였다. 수족관 입장객에 한해서 구경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가 산책하는 길 중에 있는지라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고 그냥 들어가 보았다.

돌고래가 튀어 오를 때마다 관객들은 와와~!!! 함성을 질렀다. 동물보호 측면에선 사라져야 할 풍경일 것이다. 

 

일본의 전통 가옥을 둘러보다가 버스 시각이 되어 당도한 곳은 관광버스 주차장이었다.

마침 쉬고 있는 관광버스 기사에게 우리가 타야 할 버스 정류장을 물으니 따라오라며 앞서서 뛰기 시작했다.

우리도 부지런히 뒤를 따라 뛰는데 육교를 건너 층계를 2~3개씩 뛰다시피 내려가는 것이었다.

지금 막 버스가 정류장에 선 것이다.

버스 기사에게 손님이 지금 내려오고 있으니 기다리라고 이야기 하는 듯 싶었다.

나이는 거의 내 또래의 기사 분인데 너무 고마웠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가뿐숨을 몰아쉬며 버스에 올라 앉았다.

이 버스를 못타면 한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내려온 육교를 부지런히 다시 걸어올라 가시는 관광버스 기사분이 너무 고맙게 여겨졌다.

 

돌아와서 세탁기에게 빨래를 하라고 시키고는 시장에 들러 야채를 샀다.

야채를 사고 쌀파는 곳을 물으니 물건 사러 온 손님들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는 따라오라고 하면서

길 건너 쌀을 파는 곳까지 안내를 하였다. 오늘은 두번이나 일본인의 친절함에 고마움을 표한 날이다.

거리와 시장이 한산 한 것이 이곳도 점차 인구가 줄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들어와 잠시 쉬다가 일몰을 보러 나갔다. 그동안 저녁만되면 서편 하늘에 구름이 많았었다.

오늘은 구름을 잠깐이라도 벗어나는 해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우린 서둘러 해변을 향해 걸었다.

아주 잠깐 해가 나왔다가 수평선 바로 위에 자리한 두꺼운 구름속으로 사라졌다.

돌아오는 길은 로터리를 제외하고는 가로등이 없어 너무 어두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