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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낙엽 구르는 소리에...

기온이 많이 떨어졌다는 일기예보에 옷을 단단히 입고 나갔다.

한낮의 볕이 좋은 곳에 앉으니 추위가 느껴지지 않는다.

책을 읽으려니 지속 시간이 길지 못하다.

가볍지 않은 책은 읽으며 체력이 소모됨을 느낀다.

 

노력없이 얻을 수 있는게 있으리요.

하지만 이렇게 해바라기를 하고 앉아있는 것은

노력없이도 일방적으로 내가 얻는 것이 많다.

 

눈이 부시지 않게 비스듬히 눈을 들어 나무를 본다.

점차 습기를 빼앗긴 나뭇잎들이 투명해지고 얇아져서 햇살을 통과 시키고 있다.

노란빛과 붉으레한 빛과 아직 변하지 않은 잎들이 적당히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반짝이는 잎들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포만감을 느끼고

미세한 움직임에도 눈과 귀와 마음이 가 닿는 시간이다.

 

한차례 바람이 나무 사이를 스치고 지나가니 잎들이 움직이며 소리를 낸다.

좀 더 바람이 불자 몇몇 나무들이 잎들을 떨궈낸다.

지표면을 훑고 지나가는 바람에는 떨어진 잎들이 굴러가며 소리를 낸다.

사라락~~ 사라락~~

그러다 바람이 일순 멈추니 굴러가던 잎들도 일제히 멈췄다.

바람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하며 돌아보는 듯했다.

이번 술래는 멈추지 못하고 또로록 또로록~~ 소리내며 흐르는 시냇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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