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횡설수설

모두에게 예외 없이 적용되지만

# 추석 연휴 요양원에 계신 장인어른을 뵈러갔다.

코로나 이후로 투명 유리창 너머 마이크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게 당연한 일이 되었다.

일일이 예약을 해야 하고 요양원 직원이 휠체어에 옮겨 모시고 내려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지라

가능한 함께 방문하게 된다.  이번에는 처가쪽 조카들과 조카 사위 등과 함께였다.

새삼 조카들의 나이가 40을 훌쩍 넘어 가장 나이든 조카는 50을 바라본다는 사실에 놀랐다.

세월은 모두에게 단 1초도 차이 나지 않게 예외없이 같은 빠르기로 적용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보는 시각과 대상에 따라 달리 느껴진다.

 

# 송골매가 공연을 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배철수, 구창모 모두 70이 넘은 나이들이니 세월이 참 빠르다.

아주 오래전 조용필과 송골매가 잠실 학생 체육관에서 공연을 할 때 갔던 기억이 났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의 전주가 나올 때의 환호성은 조용필 공연때와 버금가는 환호였고

그다지 공연을 보면서 열광하는 편이 아닌 나도 그냥 앉아있기 힘든 순간이기도 했다.

 

이번 관중들이 대부분 5,60대가 많았다는 보도를 보면서 다들 지난 젊은 시절의 열정을 되살렸을 것이다.

모두에게 예외없이 적용되는 세월처럼, 모두에게 적용되는 그것이 바로 공정일 것이다.

그리고 세월은 예외없이 모두를 같은 장소로 데리고 간다. 

엘리자베스 여왕처럼....

 

# 하지만 모두에게 같이 적용이 되지 않는 것들도 있다.

바로 각자의 마음 속에 담긴 것들이 들어오고 빠져나가는 속력이다. 이름하여 감정이란 것.

어떤 사람에겐 오래 머물며 조금씩 빠져나가며 생채기를 남기기도 하지만,

또 다른 어떤이에게 순식간에 빠져나가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감정은 그릇이 아니라 담긴 내용물이다. 고로 머물러 있는 감정에 휘둘려선 안 될 것이다.

언젠가는 다른 감정으로 얼마든지 대체되는 것이니.

 

 

꽃들이 피는 종류를 보고 시간이 지남을 깨닫기도 한다.

 

경춘선 숲길

'횡설수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타까운 이태원 사고 소식에...  (6) 2022.10.31
그랬다지...  (8) 2022.09.18
수해  (4) 2022.08.12
매미가 우는 계절에  (6) 2022.07.18
나의 해방일지  (0) 2022.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