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이태원 사고는 그 어느 때의 사고보다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그 중 '왜 거길 갔느냐?'는 이야기는 아픈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일이 아닐런지....
젊은 아이들이 할로윈 축제를 즐기려 가는 심정을 나의 20대로 바꾸어 생각해 보았다.
나의 20대, 그 당사에는 할로윈 축제는 먼 다른 나라 이야기였고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가
가장 몸과 마음을 들썩 거리게 만들던 그런 시절이었다.
성탄 전야에는 교회나 성당을 다니지 않더라도 들뜨게 마련이어서 비교적 열정적이지 않던 나도
가만히 집에 있기 힘든 날이어서 명동이며 종로를 하릴없이 쏘다녔었다.
그런 인파 속에서 나도 성탄을 즐기는 사람 중 하나인 것처럼 여겨지게 되고
어디서고 들려오는 흥겨운 캐롤송에 마음은 한껏 부풀어 올랐던 것이다.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그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인파와 거리 구경 하는 것만으로도
곰팡이 쓸 것 같은 속조차 정화 되는 기분이었다.
사람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던 나조차 그랬는데,
그동안 코로나로 몸과 마음이 억눌려 지내던 젊은이들에게는 떨쳐 내고 싶은 것들이 많았으리라.
그런 시기였으니 만큼, 지금은 그저 애도하는 마음만 가지고 있어야 할 그런 시기라 생각된다.
사건 이후로 들려오는 사연 하나하나 마다 가슴이 먹먹해 지기도 하고, 사고를 정쟁에 끌어들이려는 듯한
정치인의 태도엔 분노가 치밀어 올라 그날 이후 TV 뉴스를 보지 않고 있다.
나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회피 심리일까?
근처에 아이들 신혼방이 있던 몇년 전 나도 아이들과 종종 이태원에 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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