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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나의 해방일지

 

삼남매와 부모 모두, 그리고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 대부분이 다 들 가슴에 돌 덩이 하나씩 넣고 다니는 듯 무겁다.

도저히 그 무게에서 벗어날 길이 없는 듯 표정과 눈이 슬퍼 보인다.

불행하다면 훨씬 더 불행한 인물들이 현실에는 더 많을텐데, 삼남매와 부모들의 삶은

그다지 바닥을 칠 큰 이유는 없어 보이는데 작가는 잔뜩 우울하게 그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인생작이라 생각하는 '나의 아저씨'를 쓴 작가가 써서 기대를 했지만

다소 작위적인 '나를 추앙하세요~'라는 대사로 대표되는 대화가 거슬리기는 하지만

코로나 시대, 무겁게 우리를 내리 누르고 있는 분위기와는 어울려 보였다.

모든 사람들이 무언가로부터 해방되어 이 장막을 뚫고 나가 싶은 이 시기에.....

 

작가 자신이 무겁게 삶을 견디고 있는건 아닌지,

'나의 아저씨'를 생각하는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려 너무 명대사를 만들어 내야한다는 책무감에

너무 힘이 들어간 건 아닌지. 그래도 나는 이런 분위기의 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이라 끝까지 볼 것이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빨간 원피스를 입은 모습이 아주 강렬하게 기억되는 이엘이 전혀 다른 캐릭터로 나와 인상적이고,

손석구가 연기한 구씨는 마치 이문열의 소설 '익명의 섬'에 나오는 깨철이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같은 식구가 아니면서 식사를 함께하고 뭔가 식구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그런 이질적인 섬같은 존재.

아직 극 초반이라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하다.

 

 <나의 해방일지>와 이정은 때문에 보는 <우리들의 블루스>......... 

충격적인 이정은의 대사 "창자를 꺼내 줄넘기를 ~~" 이런 대사였던 것 같다.

마치 응답하라 1994에서 민도희(조윤진역)가 그런 비슷한 대사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요즘 두 이 두 드라마를 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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