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나게 사는 사람들

싸고 친절한 이발소가 있다하여 걸어서 15분 가량 되는 지인이 소개한 이발소로 머리를 자르러 갔다.

조금 집에서 멀지만 일부러 걷기도 하는지라 기꺼이 걸어간 것이다.

 

이발을 끝내고 나오니 예보대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집으로 오는 길에 한 여자가 다가와서

집으로 가는 길이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하니 뭐라고 하는데 내가 들으려는 성의가 없기도 했지만

약간의 사투리가 섞인데다가 랩을 구사하듯 빨리하니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더구나 우산까지 쓰고 있어 귀를 기울이더라도 빗소리까지 더해져서 해독이 불가하였다.

 

그래도 이따금 해독 가능한 물음에는 시큰둥하게 대답을 하였다.

집안의 기둥이시고 힘이 많이 드시지요?  저 기둥 아닌데요?...

 

그래도 인덕이 많으셔서 주변에 사람들이 많으신 것 같네요.

그 사람들이 제대로 도움이 못되는 것 같고 활용을 못하시는 것 같아요.

잠깐 시간을 내서 이야기 좀 하면 좋은 조언을 해드리겠다고 한다.

 

난 아무 대꾸도 안하고 내 갈길을 가려니 이번에는 젊은 여자가 나서고 좀 전의 여자는 뒤로 빠졌다.

우리는 이상한 종교 믿으라는 것도 아니고 교회같은 곳으로 나오라는 것도 아니다.

이런 길에서 이야기 하는게 예의도 아니니 잠깐 어디 차라도 하면서 이야기 하자는 것이었다.

 

얼마전 방송에 나온 소설가 김영하가 작가인 자기는 남의 삶을 알고 싶어서 이야기를 듣기를 좋아한다면서

컴퓨터 AS하러 온 기사와 4시간을 수다를 떨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나서 순간 잠시, 그들의 삶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들의 목적은 내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도, 그들의 삶을 들려주고 싶은 것도 아님이 분명하여 곧 생각을 접었다.

 

그들은

지나가는 스님에게도 물한잔 대접하지 않느냐며 음료수라도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 하자고 하면서

말도 안되는 논리로 말을 이어가려 하였다.

 

집이 가까워져서 "난 바쁘니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시라"고 하면서 집을 향했다.

그들이 이 우중에 끈질기게 따라 붙으면서 얻으려는 것은 무엇일까?

그들의 요구에 응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기도 했다.

세상엔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