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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떠나도 현실을 벗어나긴 힘들어

 좋건 나쁘건 요즘 세상에는 멀리 여행을 떠나도 현실을 벗어나긴 힘들다.

떠나온 곳의 일상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끈이 이어져 있는 세상이니 말이다.

 

그동안의 일상에서 벗어나고, 해방되기도 하는 것이 여행이 주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종종 이런 의미는 발달된 통신 수단이나 SNS 등으로 인해 여지없이 무너지고 깨지기도 한다.

 

이번 여행 중에 아파트 관리 사무실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파트 관리 사무실에서 전화가 오다니 무슨 일일까?'

알고보니 1층인 우리집에서 난방 관련하여 누수가 생겼는지 지하 주차장에 물이 흐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 난방을 일단 잠궈두었다는 것이다. 찜찜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우린 멀리 떠나 한창 여행 중에 있으니 그건 돌아가서 생각하기로 했지만

약간의 껄떡지근함은 남아 있게 마련이다.

 

지구 반대편에 있어, 완전히 벗어난 줄 알았던 일상의 일들이 여행지까지 따라왔던 것이다.

완전히 벗어나거나, 떨쳐 낼 수는 없는 현실인 것이다. 

여행 중 도움이 많이 되는 휴대폰을 안쓸 수도 없으니 말이다.

 

여행에서 돌아와 보니 다행히 집안에는 누수 흔적은 없었고 관리 사무실에 문의 하니

지금은 전체 난방을 잠근 상태라 나중에 난방을 가동할 때 다시 확인해 보자고 하였다.

 

어쩌면 여행 중에는 이런 사실을 모르는 것이 약이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았다.

 

 

 

영국 요크여행 중 오래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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