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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여름 사냥

종종 한여름에 맨손 사냥으로 쾌감을 느낄 때가 있다.

내 손에 의해 몸이 으스러지고 온 몸의 내장이 다 튀어나와 문드러진 사체는 내게 쾌감을 준다.

'아~ 이러면 난 완전 사이코패쓰가 아닌가?' 아마 이런 기분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사냥의 성공으로 쾌감을 가져다 줄 때보다는 실패해서 낭패를 볼 때가 더 많다.

이 때 내가 놓친 사냥감을 옆에서 잡을 때가 있다.

이럴땐 어김없이 가소롭다는 표정을 숨기지도 않고 나를 쳐다본다. 이때의 표정에는 핀잔이나 빈정거림이 듬뿍 담겨 있다.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표정에서 '아니 그것도 못 잡아~, 이것봐 난 맨 손으로 가볍게 잡았잖아~~!!ㅋㅋㅋ'

이런 말을 읽어낼 수가 있다. 그러면서 자랑스럽게 뭉개진 사체를 내 눈 앞에 들이미는데 일말의 주저함이나

애도의 표정은 없다.

 

하지만 우린 사냥을 즐기기 위해 사냥감을 집 안으로 들이지는 않는다.

아마 우리가 사냥을 즐기는 편이라면 방충망을 떼어냈을 것이다.

우린 기본적으로 살생을 좋아하지 않는 선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들이 우리 영역으로 허락없이 들어오면 우린 가차없이 응징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맨손으로 안 되면 도구를 사용하기도 하고 그마저 안되면 망설임 없이 화학무기를 사용한다.

전쟁에서 화학무기의 사용은 제네바 협약에서 용납하지 않는 것이어서 우린 가능한 비밀리에 최후의 순간에만 사용한다.

 

요즘 같은 폭염을 이런 사냥의 즐거움으로 버티고 있지만, 야간 사냥은 그리 즐거운 것이 못된다.

왜냐하면 우리가 무방비 상태로 있을때 매복해 있던 적들에게 기습 공격을 받으면 우리 피해도 크기 때문이다.

감정이 상할 때로 상한 이럴때야말로 국제법상 금지된 화학 무기를 망설임없이 쏟아붓는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뛰는 사냥 성공 사례는 언젠가 밤에 청소기를 사용했을 때였다.

밤에 기습한 적을 청소기를 준비하고 있다가 불을 켜고 정확하게 겨냥해서 청소기 안으로 빨아 들였을때였다.

이 방법은 성공 확률이 그다지 높지는 않은 편이지만 성공하면 그 만족감은 아주 커서 권장할만한 방법이다.

 

 

땜질한 방충망 - 적의 침공을 막기 위해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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