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영국 남부 해안가 절벽 세븐 시스터즈 가는 날
6년전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섰던 곳이라 꼭 다시 가고 싶었고 아이에게도 보여주고 싶은 곳이기도하다.
세븐 시스터즈 가는 방법은 빅토리아 역에서 기차를 타고 루이즈에서 기차를 갈아탄 후, 시포드 역에서 내려 다시 세븐시스터즈 가는 버스를 30분정도 타고 내려서 30분 정도를 걸어야하는 여정이다.
빅토리아역은 언제나 처럼 바쁜 사람들로 넘쳐나는 아침 출근 시간이다.
달리는 차장 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잔뜩 흐림이다.
비가 내리면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돌아서는 것 아닌가 했지만 큰 비 없다는 일기예보를 믿기로 했다.
루이즈 역에서 기차를 갈아타려고 달리고 달렸지만 역에 도착했을 땐 저렇게 무정하게 떠나버려 다음 기차를.....
이제 버스를 타면 이런 마을 길들을 지나가게 된다.
마침내 세븐 시스터즈 주차장에 도착
가는 길은 멀었지만 눈에 들어오는 주변 풍경과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니 전혀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멀리 산쪽으로 가는 사람들이 보이고 우린 해안가를 먼저 가기로 했다. 바람 때문에 거의 눕다시피 자란 나무들
마침내 하얀 세븐 시스터즈 절벽에 다다르니 구름 한점 없는 파란 하늘이 드러났다. 심심하지 않을 정도의 사람들....
세븐 시스터즈란 이름은 먼 바다에서 보면 마치 7명의 여자가 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는 모습처럼 보여 붙여진 것이다.
마침내 원하던 절벽 앞에 다가가 하늘을 보니 갈매기 한마리가 날아가고 있었다.
6년 전에 왔을 때 나는 얇은 샌들을 신고 있었고 이런 자갈밭을 걷기에는 좋지가 않았다.
그리고 기차 시간이 얼마남지 않아 서둘러야 해서 멀찌기 보기만 하고 돌아섰던 것이다.
멀리 보이는 사람들이 절벽의 높이가 얼마나 높은지를 짐작하게 해 주었다.
점심을 먹고 딸과 둘이 산을 올라가기로 했다.
올라오는 초입이 가장 무섭고 아찔하다.
멀리 이어지는 하얀 절벽들
몇 년 전 우리나라 대학생이 이곳에서 떨어져 안타깝게 사망한 곳이기도 하다.
벌판 저 멀리 소들이 아주 작은 점처럼 나타났다.
내려와서 만져 본 절벽은 흰가루가 묻어날 정도로 무른 돌이다.
떨어져 나온 흰 돌로 검은 자갈에 글씨와 그림도 그려 넣을 수 있을 정도다.
사람들 퇴근 시간(피크타임)을 피하면 기차 가격도 싸고 이곳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우린 그 선택을 한 것이라 오래 앉아 있었다. 그러다보니 둘이 앉아 저렇게 색깔별로 돌을 구분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 시간이 아까워 다시 절벽으로..... 누가 사진을 보면 셋이서 돌을 구분지어 모았다고 하겠지만 두 사람이 억울할 것 같아 밝힌다.
돌아오는 길에 소를 만났다. 아이가 사진을 찍자 소가 슬금슬금 다가왔다.
위험하니 돌아오라고 해도 기어코 근접해서 소들을 찍고는 얼굴을 쓰다듬기 까지 했다.
눈빛을 보면 알 수 있단다..... 나를 해치려 하는지 아닌지를.........
누군가에게 이곳은 아주 특별한 장소로 기억되는 곳이고, 나에겐 날씨가 좋아 특별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시포드 역에 걸려 있던 세븐시스터즈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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