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밑줄긋기

세리, 인생은 리치하게

- 사람들이 자꾸 물어본다.

" 은퇴했으니 이제 뭘 하실 건가요?"

사람들아, 나 조금만 쉬자. 내일의 일은 내일의 나에게 맡깁시다.

 

- 누구나 삶에는 균형이 필요하다.

직장에서 모든 에너지 다 불태워버리고 번아웃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요즘 너무 많지 않은가.

그렇게 발법이에 모든 걸 다 태워버리면 내 삶에 쓸 연료가 없다. 운동 선수들도 대부분 '운동'에 모든 것을 다

소진해 버리고 은퇴 후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워서 방황하곤 한다.

 

- 운동이 아니면 뭘 할 수 있을까 자주 생각해봤지만 그것이 방송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사람 인생 정말 모를 일이다. 뭔가 하고자 하는 욕심과 의지를 놓지 않으니 어디로든 나아가게 된다.

 

- 우승 상금과 각종 광고 수입을 통해 많은 돈을 벌었으니 어디 투자를 해서 수익을 내야 하지 않는냐고

권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먹고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는데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다.

 

-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졌어도 스스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발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 고민을 대하는 나의 자세가 마음의 공간을 만든다. '남들도 다 이렇게 사는 거겠지' 하고 생각하는 순간,

내가 가진 문제는 아주 하찮은 고민이 되어 마음 한쪽으로 치워진다. 그렇게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 미친사람처럼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설마 이대로 끝일 리가 없다. 내게는 아직 시간이 많고 아직 더 나아갈 길이 있다.

그때 나를 채찍질할 게 아니라 제대로 쉬었어야 했는데

슬럼프를 이겨내고 싶은 조급함이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었다.

빠져 나오려고 할수록 더 깊이 늪에 빠지는 것 같았다.

 

- 삶에는 언제나 플랜B가 있어야 한다.

지금 하는 일이 잘되고 있어도 인생의 본질적인 목적이 없다면 나 자신이 아닌

외부요인으로 삶이 통째로 흔들리게 된다.

 

- 삶의 목적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사라지지 않는 불변의 것이어야 한다.

변수가 삶의 전부가 되어버리면 인생은 늘 불안정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 나는 원래 솔직한 사람인데 선수로서의 삶에서 솔직함은

언론을 거치며 때로 독이 들기도 해서 항상 조심하면서 살았다.

 

- 치열하게 살되 그 치열함을 늘 의심하자.

지금 이 삶이 최선인지, 혹시 이 치열함이 나를 갉아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 내게 목소리를 낼 기회가 있을 줄은 몰랐다.

골프 선수니까 골푸를 잘 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으로 말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하고 보니 마이크가 주어지는 기회가 참 많아졌다. 

 

-24년간 골프 선수로 많은 영광의 순간들을 누렸지만, 힘들고 아픈 것들은 내색하지 않고 지냈다.

쉬고 싶고 놀고 싶은 마음, 좋고 싫은 모든 것들을 가슴에만 담아두고 오로지 골프만 쳤다.

괜찮지 않은 '나'를 모른 척하며 살다보니 삶의 균형이 흔들렸었다.

선수시절을 끝내고 새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의 나는, 나에게 너그러워졌다.

충분히 즐기고 충분히 쉬면서 삶의 중심을 잡고 나니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이런 넉넉한 마음을 나의 주변에 나누고 싶다.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지 말고 조금 더 아껴줘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다. 이미 '열심히'는 다들 하고 있으니까. 나의 두 번째 삶이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영감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모두 각자의 삶을 '리치하게' 그리고 건강한 마음으로 살아낼 수 있기를!

 

<세리, 인생은 리치하게 / 박세리 / 위즈덤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