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억속에

기억의 창고

길을 가는데 아주 오래 전에 듣던 노래가 들려온다.

중장년층이 즐겨찾을 법한 주점에서 손님 호객용으로 틀어놓은 음악이었다.

 

'바람 부는데~에~~에 바람 부는데~

비가 오는데~에~~에 비가 오는데~

우~~산도 없이 거니는 연인들

사연이 무엇이길래 저토록 비를 맞으며

헤어질 줄 모르고 걸어가고 있을까?~~♬~♪'

비음 섞인 정훈희의 <빗속의 연인들>이란 노래였다.

 

아마도 오래전 중학교 시절 노래일텐데도 가사가 다 생각이 났다.

그것 뿐 아니라 그 노래를 듣던 시절의 이런저런 것들도 한꺼번에 떠올랐다.

들려오던 트랜지스터 , 그 당시의 주변 공간, 식구들 모습, 먹던 음식 등등....

 

저 깊은 기억의 창고에 쌓여있다가 어느 감각 하나가 건드려 지는 순간

그것이 도화선이 되어 줄줄이 꿰어져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보고, 듣고, 읽고, 온몸으로 느끼며 경험한 그것들 모두가,

우리 몸 어느 구석엔가에 쌓여 있다는 것.

그것들이 나의 정체성이 되는 것이겠지.

며칠 후 친구에게 그 노래를 아느냐고 물었다. 당연하지.....알다마다.....

 

내가 몸서리 치거나, 환호하거나, 울적해 하거나 하는 그 모든 나의 행동들은

그 쌓인 것들의 경험치에 의해 나오는 부산물들일 것이다.

 

 

 

'추억속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할머니는 무슨 낙으로 사셨을까?  (8) 2022.12.25
10년 전 사진을 꺼내어...  (4) 2022.09.11
피부가 참 얇으시네요.  (0) 2022.01.17
돌아 본 2021년  (0) 2022.01.01
평생 업고 사셔야...  (0) 2021.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