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는데 아주 오래 전에 듣던 노래가 들려온다.
중장년층이 즐겨찾을 법한 주점에서 손님 호객용으로 틀어놓은 음악이었다.
'바람 부는데~에~~에 바람 부는데~
비가 오는데~에~~에 비가 오는데~
우~~산도 없이 거니는 연인들
사연이 무엇이길래 저토록 비를 맞으며
헤어질 줄 모르고 걸어가고 있을까?~~♬~♪'
비음 섞인 정훈희의 <빗속의 연인들>이란 노래였다.
아마도 오래전 중학교 시절 노래일텐데도 가사가 다 생각이 났다.
그것 뿐 아니라 그 노래를 듣던 시절의 이런저런 것들도 한꺼번에 떠올랐다.
들려오던 트랜지스터 , 그 당시의 주변 공간, 식구들 모습, 먹던 음식 등등....
저 깊은 기억의 창고에 쌓여있다가 어느 감각 하나가 건드려 지는 순간
그것이 도화선이 되어 줄줄이 꿰어져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보고, 듣고, 읽고, 온몸으로 느끼며 경험한 그것들 모두가,
우리 몸 어느 구석엔가에 쌓여 있다는 것.
그것들이 나의 정체성이 되는 것이겠지.
며칠 후 친구에게 그 노래를 아느냐고 물었다. 당연하지.....알다마다.....
내가 몸서리 치거나, 환호하거나, 울적해 하거나 하는 그 모든 나의 행동들은
그 쌓인 것들의 경험치에 의해 나오는 부산물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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