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바람이 불어왔다.
그러자 아직 떨어지지 않고 남아 있는 나무잎들이 일시에 뒤집어 졌다.
마치 물고기가 뒤집어져 허연 배를 드러내듯 밝은 잎의 뒷면을 내보였다.
그러다가 바람이 잦아든 순간, 마치 카드섹션을 하는 것 처럼 원래 보이던 앞면을 보이고 있다.
겨울이 다가오자 바람도 뭔가 할 이야기가 많은가 보다.
그러고보니
겨울에도 푸르른 침엽수를 제외하곤 잎이 다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네.
자세히 보면 사람마다 제각각 다 다르듯, 나무도 다 다르다.
그중에서 눈에 들어오는 흐느적거리는 버드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 늦게까지 잎을 달고 있다.
줄기가 약한 듯 늘어져 있는 버드나무는 휘청거리며 바람이 하자는대로 몸을 맡기고 있다.
늦게까지 잎을 달고 있는 것이 그렇게 적응을 잘해서 그런 것인가?
버드나무를 보고 있노라니 변화에 대응을 잘한다는 좋은 의미로 볼 수도 있지만
어떤이들에겐 뼈대없이 흐느적거림에 줏대없는 사람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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