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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겨울 바람 부는 날

기온이 많이 떨어지고 찬바람도 제법 강하다는 일기예보다. 겨울 바람이 부는 날은

생각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움직여 햇살을 받으며 남쪽으로 걷게 된다. 

이따금 강한 북풍이 등을 밀어주기도 한다.

 

억새나 갈대, 그리고 나무에서 

아직도 붙어 있던 것들이 바람에 떨어져 희끗희끗 떠 다닌다.

가장 약한 것들이 지친 나머지 손을 놓아버린 것이다.

급작스런 이별에 의지가지없이 떠돌고 있는 모습이다.

 

사람이 적어 소리도 거의 없고 방음벽을 넘어온 의미없는 차소리만 파도소리처럼 들려온다.

상공을 순회하던 새들이 소리없이 양지바른 곳에 내려 앉아 무언가를 열심히 쪼아대고 있다.

 

남으로 남으로 계속 천변을 걸었다. 

하지만 돌아오려면 북풍을 맞으며 되돌아와야 한다.

이럴땐 천변을 벗어나 주택가 길로 접어 드는게 나을것 같다.

 

날이 춥고 바람이 부는데 거리두기로 되돌아가서인지 길가에도 사람이 별로 없다.

모든 게 얼어붙은 느낌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서 연말을 보내고 또 새해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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