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아이들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중에
딸아이가 어떤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했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우리 내외도 하지도 않고 할 마음도 없는 이야기였다.
다름아닌, 결혼을 왜 안하느냐는 것이었고, 덧붙이기를 자신이 아이를 낳았을 때
얼마나 뿌듯했으며, 인생이란 어쩌구~~저쩌구~~
옆에서 듣고 있던 아들 며느리와 우리 내외 왈
- 그럴땐 빨리 그 자리를 피하는게 제일이야~
- 맞아, 그런 분들은 절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시거든~
- 어떤 논리도 통하지 않는 사람들이야.
- 아니, 엄마 아빠도 안하는 이야기를 왜하고 그러지?
간혹 삶에는 어떤 정석과 정해진 길이 있어서 이래야 하고 저래야 한다는 것을
마치 엄숙하고 거룩한 지상 명제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런 사람들의 눈에 우리 내외는 부모의 책임을 내팽개치고 자식을 방기한 부모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내 눈에는 남의 삶에 쓸데없이 개입하는 사람이 무례하고 몰상식한 모습으로 비쳐진다.
사회 변화를 인식하지 못해 타인과의 경계를 허물려고 드는 사람은 공감 능력이 결여된 사람이고,
그것이 바로 꼰데의 전형이 아닌가 생각된다.
요즘엔 나와 타인의 경계를 인식하고 함부로 침범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대인관계이다.
친하고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욱 조심해야 할 일이다.
그런 경계를 허물고 아무렇지도 않게 아랫사람의 삶에 개입하는 이들은
그것이 어른으로서 응당 해야 할 마땅한 의무라 여기기 때문에 대화 자체가 안되는 경우도 많다.
혹시 부모가 못할 것 같아, 대신 한다고 생각한다면 천만에 말씀이요, 큰 착각이다.
예전엔 옆 집의 숟가락 갯수를 알 정도로 이웃간 경계가 없었다.
하지만 이젠 시대가 변해도 한참 변했고, 코로나가 그 변화를 더욱 앞당긴 듯하다.
코로나가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꼰대가 되지않도록 방패막이가 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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