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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한가위를 보내며

 아이들을 배웅하러 주차장으로 나왔다.

 

비교적 나이드신 분들이 많이 사시는 동네다보니

여기저기 자식들 떠나보내는 어르신들을 만나게 된다.

 

'저 집은 딸 내외가 가는구나~'

'저 집은 아들 내외가 돌아가네~'

 

식구들이 아직 머물고 있는 집에선 손주를 데리고 놀이터로 나온 어르신들이

천방지축 뛰는 손주를 어르고 달래는 모습이 조심스럽고도 어설프다.

 

그리고......

몇 년 사이 지나다 마주치는 나이드신 분들이 한 분 두 분 보이지 않는다.

1층에 사시지도 않으신데도 열심히 화단을 가꾸시던 분도 돌아가시고

우리 화단을 넘겨다 보시고는 자기 집에 있는 화초를 캐다 주시던 분도

이따금 바둑을 두자고 히시던 분도 이젠 바깥 출입을 하지 않으신다.

 

세월이 가고 점점 일상이 힘든 어르신들이 늘어간다.

어쩔 수 없는 세월 속에 또 한 해의 한가위를 보내며 큰 길로 나섰다.

 

아파트 앞 도로는 양쪽 다 주차장처럼 차들로 그득하다.

하지만 인도엔 사람이 거의 없고 끝이 보이지 않는 차량들도

서행하느라 소리없이 움직이니 마치 딴 세상을 보는 듯 기이하게 여겨졌다.

 

하루하루......

가을도 깊어가고 열매들도 그에 맞춰 색이 짙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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