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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가을날에

잘라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메론을 먹었더니 몸이 시원함을 지나 서늘해졌다.

서늘한 몸을 덥히려 물을 끓여 커피를 탄다.

텅~ 토스터기가 구운 빵을 내 뱉는다.

커피향과 함께 몸에 온기가 돌고, 빵과 더불어 외출할 상태로 몸을 만들어주었다.

 

집을 나서니 가을볕이 좋았다.

어느 집에서는 붉은 고추를 실에 꿰어 난간에 널어놓았다.

고추는 자신의 가치가 높아지는데 만족하며 기꺼이 몸의 구멍을 받아들였다.

 

가을볕에 이불을 내 놓고 말리는 집도 있었다. 모든 습기를 내뱉어

부숭부숭해진 이불 속에서 단잠을 자면 모든 피로는 다 날아가 원기를 회복하고

어떤 보약보다 더 나은 효과를 볼 것이다.

 

걷다보니 어느새 등이 따끈따끈해졌다.

나는 그늘로 들어섰다. 그러자

바람이 이내 내 몸에서 체온을 앗아갔고 이내 서늘해졌다.

난 다시 가을 볕속으로 몸을 집어 넣었다.

 

그렇게 시계추처럼 가을볕과 그늘 사이를 오갔다.

그러니 가을은 어쩔 수없이 방황의 계절이다.

 

돌아오니 세탁기는 막바지 탈 수 코스를 수행하느라 힘겹게 탈탈~~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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