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뒷문 입구에 막 들어섰는데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니 택시에서 내린 술취한 승객과 운전기사가 싸우는 것이었다.
다행히 승객 2명 중 한 사람이 열심히 말리는 중이었다.
그렇게 택시 안과 밖에서 대치하며 싸우더니 급기야 운전석에 앉아 있던 택시기사가 내렸다.
승객은 70대로 보였고, 택시 기사는 60대로 보였다.
택시 안에서 무슨 일이 있어 감정이 상했는지
택시기사와 승객이 주고 받는 말의 대부분은 욕이었다.
욕 이외의 말로 내가 알아들은 말은
택시기사가 내뱉은 <나잇살이나 쳐 먹어 가지고>였다. 그것도 욕에 가깝지만,
끝나는가 싶던 말싸움은 택시기사가 유턴하여 가다가는
열린 창문으로 뭐라고 소리지르며 2차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쉽게도(?)2차전은 짧게 끝났다.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며 큰소리로 거친말을 내뱉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신기해서 보게 된다.
무료 관람객은 나와 요구르트 아주머니였고, 미성년자 청취 불가의 내용을 아이들이 듣지 않은 건 다행이었다.
집으로 오는 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인터넷으로 어제 본 장면이었다.
한 노인이 횡단보도에 서 있는 차에 다가가 태워달라고 하는데 거절 당하자 냅다 차를 발로 차는 장면이었다.
어떻게 생판 모르는 남에게 저런 행동이 가능한지가 궁금했다.
모르는 남들에게도 저러니, 주변 사람들과 가족들에겐 얼마나 안하무인, 무소불위의 권위를 휘두를지에 대해.....
그 주변 사람들의 고통스러움에 대해......
하지만, 나도 더 나이들어서
주변과 마찰을 빚으며 다투고 옆에선 마누라가 뜯어말리는 상황이 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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