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궁화가 한창 피는 시기인가 보다 여기저기 무궁화가 핀 걸 볼 수 있다.
무궁화꽃을 자세히 보니 꽤 예쁜 꽃이다. 그런데 무궁화를 보고 있노라니 생각난 것이
아주 오래전에 학교에선 오애교육이란 걸 강조한 적이 있었다.
말 그대로 나라사랑 다섯가지 교육이다.
학교별로 자체적으로 수립한 교육 계획이 아닌 당시 위에서부터 내려온
애국심을 고취시킨다는 취지의 역점사업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오애교육이라 함은,
국토, 국가, 국기, 국화, 국어 이 다섯가지에 대해 사랑하자는 것이었다.
각 교실마다 뒷 가운데 커다란 판에는 오애교육에 대한 게시물을 모든 학급에 게시해야 했다.
어디서든 큰 사진을 찾아 붙여야 했는데, 무궁화가 있는 큰 사진, 큰 태극기 사진, 등등
지금처럼 인터넷에서 쉽게 사진이나 그림을 구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어서
게시 할 만한 그림이나 사진을 구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당시 환경 게시물을 담당했던 나는 교실뿐 아니라 학교 현관에도 오애교육에 대한 사진과 글씨를 써서 게시해야 했다.
지금이야 대부분 전문 업체에 의뢰해서 꾸미고 장식을 하지만 당시엔 현관도 모두 선생님들의 손에 의지했었다.
장학사들이 나와 학교를 시찰할 때 혹시나 지적을 받지나 않을까 교장, 교감 선생님들도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러다보니 당시엔 무궁화 사진만 봐도 지긋지긋했다.
게시물을 게시하고 나면 커다란 비닐로 게시판 전체를 씌워놓았는데 아이들이 지나가다가 조금만 건드려도 찟어지거나 늘어져서 다시 씌워야 했고,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우르르 단체로 지나가기라도 하면 신경이 곤두서곤 했다.
쓸데없이 에너지 낭비를 했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것 뿐이 아니어서 학교마다 유행처럼 무궁화 동산을 만들었는데
동산이 없으면 평평한 운동장 진입로에 흙을 일부러 쌓아올리고 동산을 만들어 그곳에 무궁화를 심었다.
그래서 당시 교육을 받은 아이들의 애국심 함양에 기여를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무조건 하라면 일사분란하게 완수해야 했던 군사 정권시절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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