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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소문

 가끔 지금 사실이 아닌 것으로 떠도는 가짜 뉴스들이 세월이 지나 기정사실화되는 경우를 상상해보면 각자 개인이 깨어 있어야 한다는 걸 새삼 느낀다. 저자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소문은 바로 모짜르트가 살리에르에게 독살 당했다는 것이아닐까? 하는 생각하는데 나도 영화<아마데우스>를 보고 사실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 하이든의 작품을 베낀 해적판이 유럽 곳곳에 불법으로 퍼졌으니 그의 작품을 원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고 매력적인 음악가였는지 알 수 있다.

 

- 당시 영국은 대륙의 빼어난 예술가들을 자국민으로 귀화시키는 일에 열성적이었습니다. 조국을 떠난 영국으로 온 그들을 귀빈으로 대우하며 영국문화 발전에 온갖 힘을 쓰고 있었는데요. 이런 분위기에서 하이든도 엄청난 제안을 받았던 겁니다. 영국인이 되면 음악가로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와 부를 약속하겠다는 달콤한 말! 고민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영국으로 떠나면서 아주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습니다. "영국에는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이 있습니다. 나의 조국 오스트리아를 제외하고요."

 

- 그 시절의 음악가들은 월급을 받으며 음악 활동을 했던 일종의 고용된 음악가였거든요. 청소하고 요리하는 하인과 같은 처지였습니다. 이러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모차르트는 1781년 5월 아버지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저는 제가 하인인지 몰랐습니다. 하인처럼 일을 하도록 강요당하는 삶이 지겹습니다. "라는 내용에서 모차르트의 절망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모차르트는 1791년 35세이 나이로 요절합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30년이 지난 후 전대미문의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바로 살리에르가 모차르트를 죽였다는 이야기인데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소문이 아닐까 합니다. 살리에르가 정신병원에 입원한 후 급속도로 퍼져나간 이 소문의 진위 여부는 오직 세 사람만이 알고 있을 겁니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르 그리고 이 소문의 방송국 역할을 자처한 누구가!

 

- 약 3년동안 베토벤의 잡일을 돕는 무급 비서를 자청했던 안톤 펠릭스 쉰들러, 그는 베토벤의 일상부터 창작까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살았던 인물이라고 전해집니다.요즘 말로 '베덕후'로서 베토벤과의 인연을 시작했는데요. 그는 자신의 망상을 사실로 둔갑시켜 베토벤에 대한 이야기를 퍼트리고 다녔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대로 베토벤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베토벤이 그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거나 글을 남기면 모두 폐기해버렸습니다. 분명 그는 인류의 위대한 음악가의 기록을 파기하고 위조한 범죄자입니다.

 

- 당시 쉰들러는 베토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음악 해설자로 이름을 떨쳤다고 합니다. 자식이 없던 베토벤의 유품 등을 팔아 돈을 벌기도 했고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베토벤을 이용해 자신도 성공해보려는 비뚤어진 욕망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베토벤과 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들은 쉰들러가 만들어낸 베토벤의 이미지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 베토벤이 죽은 후 쉰들러는 베토벤을 포함한 모든 인류에게 절대 용서 받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지릅니다. 바로 베토벤이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기 휘해 주고받았던 글들을 모은 총 400권 분량의 '대화 수첩'을 파기한 것입니다. 그의 망상이 만든 베토벤 이미지에 맞지 않아 없애버린 것입니다. 폐기하지 않은 137권의 대화수첩을 1846년에 베를린 왕립 도서관에 매각했습니다.

 

- 평생 결혼하지 않고 도덕적 사랑을 추구했던 베토벤이지만 40대에 들어서는 창녀를 찾았다고 합니다. 말년에는 후대에 자신에게 어떤 평이 내려질지 깊이 고민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성생활을 포함한 사생활에 대해 극도로 비밀을 유지해줄 것을 가까운 친구들에게 당부했다고 합니다. 

 

- 베토벤은 태어나면서부터 비정상적인 부모와 함께 살았고, 밤새 피아노를 연습하게 하는 등 음악적 학대를 받기도 했습니다.

 

- 차이콥스키는 법대 출신으로 법무성에서 근무하던 공무원이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경제적인 이유보다 음악에 대한 열정 때문에 안정적인 직업을 버리고 음악가의 길을 갔고, 또한 법대교수로 그동안 성취한 것들을 버린 채 칸딘스키는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

 

- 서양 음악사에서 가장 유명한 커플이자 부부였던 로베르트 슈만과 클라라 슈만의 사랑이 결혼으로 완성되기까지 굉장한 시련이 있었다. 클라라의 아버지인 프리드리히 비크는 유명한 음악 선생이었고 슈만은 그의 제자로 피아노를 배우고 있었다. 그러나 슈만은 손에 마비가 오는 등 피아니스트로 성장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클라라는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한 사람으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앞길이 창창한 스타 피아니스트와 별 볼 일 없고 나이도 많은 슈만이 사랑에 빠진 것이다. 당연히 클라라의 가족은 슈만을 허락할 리 없었다. 결국 두 사람은 재판장까지 간다. 두 번이나 재판을 받았다. 그곳에서 클라라는 슈만과 결혼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다. 두 사람은 마침내 결혼하여 6명의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 

 

- 비제가 쓴 오페라<카르멘>은 조금 으스스한 괴소문이 전해지는 작품입니다. 비제가 이 오페라를 발표하고 석달만에 죽은 때문. 36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호흡기 질환으로 밝혀졌지만 심한 우울증도 한 몫했을 거라고 지인들이 증언함. 

 

- 1875년 파리에서 <카르멘>이 초연되었을 때 반응은 차갑다 못해 무서울 정도로 혹평뿐이었다. 남자를 좌지우지하는 하류 계층 여자 카르멘과 살인으로 끝나는 결말은 당시 고상했던 파리지앵에게 호감을 살 수 있는 소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줄거리는 스페인 세비야 거리에서 위병근무를 서고 있는 하사관 돈 호세는 지방 출신의 순진한 청년인데 고향에는 병든 어머니와 약혼녀가 있었다. 어느 날 담배 공장에서 일하는 집시 여인 카르멘이 동료와 싸움을 해 감옥에 가게 되었고, 돈 호세가 그녀를 호송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카르멘의 유혹에 넘어간 호세는 고의로 그녀를 도망치게 하고 대신 감옥에 들어간다. 2개월 후 석방된 호세는 카르멘을 찾아오지만 이미 그녀의 마음은 투우사 에스카밀리오에게 있었다. 분노한 호세는 투우장에서 카르멘을 칼로 찌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프랑스의 작가 프로스페르 메리메가 발표한 소설 <카르멘>을 원작으로하는 이 오페라는 결국 파리지앵과 타협했다. 원작에 없는 순진하고 정숙한 여자 미카엘라를 등장시켰고 난폭하고 잔인한 카르멘의 남편 사르시아를 없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를 파멸로 몰아넣는 여자의 이야기에 청중은 분노를 쏟아냈다. 

 

- 비제는 죽기 전날에 빈에서 열릴 <카르멘>공연 계약서에 사인했다. 파리가 아니라면 빈에서 성공할거라고 믿었던 것이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빈의 대성공 이후 지금까지도 세계 오페라 공연장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작품 중 하나로 남았다. 

 

- 클래식 음악계에 전해지는 이야기중 아홉번째 교향곡을 쓴 음악가는 모두 세상을 떠난 다는 저주가 있다. 베토벤이 그 첫 번째 주인공입니다. 슈베르트는 9번째 교향곡을 완성하고 열 번째 교향곡을 쓰다가 사망했고요. 말러는 숫자 9의 저주를 피하고자 했던 음악가입니다. 그는 8번째 교향곡까지는 제대로 작품 번호는 적었는데 9번째 교향곡은 번호를 쓰지 않고 '대지의 노래'라는 부제만을 달았습니다. 그러나 그 또한 숫자 9의 저주를 피할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9번째 교향곡을 완성하고 열번째 교향곡을 쓰던 중 세상을 떠났거든요. 이 외에도 랠프 본 윌리엄스, 쿠르트 아테르 베리, 에곤 벨레츠, 앨컴 아널드 등도 9번째 교향곡을 쓴 후 눈을 감았습니다. 

그러나 9번 교향곡의 저주는 클래식 음악가들의 역사에 박식했던 누군가가 지어낸 괴소문일 뿐입니다. 9번째 교향곡을 쓸 정도라면 나이가 많이 든 상태였을 테니까요. 

 

<알아두면 쓸모있는 클래식 잡학사전/ 정은주>

 

스토리가 있으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마련이다. 이 나무에도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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