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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한나 아렌트의 정치 강의

 

- 사유하지 않음, 이것이 바로 악이다.

 

- 그녀가 살았던 시대는 전체주의로 불리는 어둠의 시대였다. 어떻게 인간이 수백만 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최종 해결이라는 이름으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학살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사람을 죽이면서 마치 그들이 한번도 실제로 존재한 적이 없는 것처럼 처리하는 죽음의 공장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한나 아렌트는 도저히 이해 할 수도 없고 용서할 수도 없는 이 무시무시한 세기의 사건을 이해하는데 온 열정을 다 바쳤다. 그녀가 1951년 출간한

<전체주의의 기원 >으로 유명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녀의 철학적 문제는 전체주의에서 시작되었다.

 

- 전체주의가 과거의 일이 되었을 때 비로소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전체주의적 경향이 본연의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아렌트의 경고는 우리를 섬뜩하게 만든다.

 

- 아렌트의 기대와는 달리 오토 아돌프 아이히만의 모습은 악마가 아니었다. 그는 오히려 가정을 사랑하는 가장이었고, 맡겨진 일을 훌륭하게 해내는 탁월한 공무원이었고, 법을 잘 지키는 시민이었다. 아렌트는 여기서 악이 사이코 패스 같은 악한 존재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능력이 없는 데서 나온다는 것을 깨닫는다.

 

-현실을 생각하지 않으면 악을 불러오고, 악은 사유를 허용하지 않는다.

 

-실업문제가 커다란 사회문제로 떠오른 상황을 가정해 보자, 전체주의는 이 경우 우선 실업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전한다. 다음으로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이 실업자 지원 정책을 중단한다. 그러고는 일하지 않는 사람은 먹을 자격이 없다는 이데올로기를 퍼뜨린다. 실업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업이라는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왜 이런 어처구니 없는 거짓말에 속는 것일까? 전체주의적 선전은 이데올로기의 세 가지 특성에 따라 이루어진다. 첫째 전체주의 선전은 과학성을 근거로 내세우는 배타적 주장이다. 나치즘이 인종주의적 민족주의를 정당화하기 위해 우생학이나 골상학을 이용한 것처럼, 전체주의는 이데올로기의 절대적 진리를 주장하기 위해 과학의 옷을 빌린다. 

 

- 대중을 움직이는 것은 현실문제 해결이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예측이다.

 

- 전체주의 운동은 권력을 장악하고 이데올로기에 따라 세계를 건립하기 이전에 선전을 통해 일관된 거짓말의 세계를 꾸며낸다. "뿌리 뽑힌 대중은 이 거짓말의 세계 속에서 고향처럼 느낄 수 있고 또 현실적인 삶과 실제의 경험들이 인간과 그들에게 가하는 끝없는 충격을 비할 수 있다." 이처럼 전체주의 이데올로기는 현실에서 허구로 도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 선전에 현혹되어 개성을 잃은 대중 앞에서 테러 정치는 시작한다. 반대자가 아니라 완전히 정복한 대중에게 행사한다는 점이 테러 정치의 진정한 공포이다.

 

- 전통적으로 국민은 강력한 권력을 가진 지배자를 두려워하고, 지배자는 언제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할지 모르는 국민을 두려워한다. 그렇기 때문에 독재정치와 전제정치는 필요할 경우에는 법의 제한을 받지 않고 자신의 권력을 자의적으로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전체주의 정권은 국민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때에도 테러를 행사한다. 이처럼 테러는 전체주의 통치 형식의 본질이다.

 

- 전체주의적 테러는 종을 위해 개인들을 제거하고, 전체를 위해 부분을 희생시킨다.

 

- 우리는 전체주의 지도자에게 열광하는 광신적 대중에게도 경악하지만, 수백만의 사람들이 아무런 저향도 없이 가스실로 걸어 들어갔다는 사실에도 놀란다. 어떻게 이러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아렌트는 "복종하면서, 꼭두각시처럼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인간들의 행렬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다."고 말한다.

 

- 전체주의 정권은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개인들보다는 단순히 반응하는 꼭두각시를 원할 뿐이다.

 

- 전체주의는 히틀러와 스탈린의 몰락과 함께 사라진 것인가? 우리 시대에는 이제 인간을 무용지물로 만들려는 전체주의의 경향이 더는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한나 아렌트는 이 물음에 대해 이렇게 경고한다. "전체주의의 해결책은 강한 유혹의 형태로 전체주의 정권이 몰락한 이후에도 생존할 것이다. 즉 인간다운 방식으로는 정치적, 사회적 또는 경제적 고통을 완화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일 때면 언제나 나타날 강한 유혹의 형태로 생존할 것이다." 전체주의를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면, 우리는 아렌트의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인간다운 방식의 정치를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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