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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저 교장 선생님 아닌데요?

화단에서 꽃을 보고 있으려니 아파트 관리 하시는 분 중

평소 친절하고 배려심이 많으신 분이 지나가시다가 내게 말을 건네셨다. 

 

"교장 선생님~~ 화단을 아주 잘 가꾸셨네요."

나를 정년 퇴직한 교장 선생님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어? 저 교장 선생님 아닌데요?ㅎㅎ"하자,

"에이~퇴직 하셨으면 다 교장 선생님이시죠. 뭘~"하며 웃으셨다.

 

내가 들어와서 그 이야기를 전하자

"아~ 그 분이 날더러도 교장 선생님 잘 계시느냐고 묻던 분이야.

그때 나도 교장 선생님 아니라고 얘기 했는데.....ㅎㅎ"

 

호칭에 대해 어색하게 들리는 경우는 참 많다. 

"사장님~~ 사장님~~ " 하는 호칭도 자주 듣게 되는데 그러면

매번 저 사장 아닌데요? 할 수도 없어 그냥둔다.

자주 만나는 사람이라면 사장이 아니라고 할텐데......

 

매장에서 눈으로 구경만 하려는데도 계속 쫓아오면서 '고객님~ 고객님~' 할 땐

고객을 빨리 매장 밖으로 밀어내려는 것처럼 들리기까지 할 때도 있다.

심지어 "이 제품은 화려하시지는 않지만......"

이러면서 제품에까지 존칭을 쓸 땐 정말이지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또, 식당에 가면 일하시는 분들을 

이모님~ 이모님~ 하고 부르는 손님들이 있는데 그것도 이상하다.

자기 이모도 아니면서~~

 

어쩌면 먼훗날 아이들이 '이모'라는 호칭을 붙일 일이 없어질 정도로 인구가 줄게되면

이모란? '손님을 서빙하는 중년의 여성을 이르는 말'로 그 뜻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오래전 유럽에서 자기가 부리는 하인의 호칭을 주인이 멋대로 귀족 이름을 갖다

붙여서 불렀을 때, 하인 입장에서 좋아했을까? 별로 그런 생각이 들지 않고

오히려 비아냥거림으로 들렸을 것 같다.

 

호칭이 진정으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이라면 조금 달리 불려도 상관없지만

호객 행위 또는 자기 기분이나 얄팍한 이익을 위해 잔뜩 거품을 넣어 부르면 불쾌하게 들릴 때도 있다.

 

 

풍로초 - 꽃말 <그대가 있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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