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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무지개는 색이 달라 아름답다

어제는 내 옷을 만들다 말았는데 마저 끝내 완성하고 싶다며

밤이니까 공방에 같이 가자고 한다.

읽는 책 가지고 가서 옆에서 읽고 있으면 1시간 반 정도면 끝낼 수 있단다.

나같으면 그냥 두었다가 내일 가서 할텐데......말 잘듣는 난 함께 갔다.

 

40년을 함께 살면서 같은 점이 많아지기도 했지만 다른 점이 두드러져 보이는 건

다를때 티격태격, 궁시렁궁시렁 거리며 마찰음을 내기 때문이다.

서로서로 성향이 달라 고쳐지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다.

 

나는 같은 일을 하더라도 조금씩 나누어 하는 편이다.

화단 일을 할 때, 이를테면 잡초를 여기 조금, 저기 조금, 이렇게 뽑는다.

힘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꺼번에 깡그리 뽑지 않는 편이다.

잡초라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색과 모양이 어울리면 남겨둔다.

그렇게 남기는 바람에 또 번져서 또 뽑아야 하는 일이 생기곤 하지만.....

 

옆에선 종종,

저기는 왜 마저 안 뽑아?

꽃모종 사 온거 오늘 다 안 심고 왜 저렇게 남겨 두었어?

 

매년 심는데도 어느 화분에 심을까 깊이, 넓이, 색깔, 식물의 성향등을 고려해서 심어도

심고나서 아니다 싶으면 다시 옮기기를 반복하기 일쑤다.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할 때도 한번에 다 들고 나가기 애매한 경우엔 

난 2번을 가더라도 갈 때 편히 가는 반면에, 어떻게 해서든 한번에 들고 나가려한다.

슈퍼 가는 길에 음식물 쓰레기도 들고 나가곤 하지만, 난 슈퍼에 갔다와서 버리러 가는 편이다.

 

밥을 먹다가도 다 먹긴 배 부르고, 남기기도 애매한 경우엔 난 남기는 편인데,

조금 배부르다고 그걸 남기냐면서 먹어치우지 않는다고 궁시렁 궁시렁......

 

맞추려 하지만

서로의 성향을 억지로 맞추려 애쓸 필요없는 것도 여전히 존재한다.

무지개가 색이 서로 달라 아름다운 것처럼 사람도 달라야 사는 맛이 있다고 애써 자위한다.

삶이라는게 난 맞고 넌 틀린게 아니라, 난 이렇고 넌 저렇고, 서로 다른 것이니 말이다.

 

덕분에 오늘 내 새 옷 한 벌이 생겼지만 입고 나갈 일은 코로나 상황에 많지 않을 것이다.

 

같이 가는 바람에 입어보고 수선하고....... 주머니 할까? 어느 위치에? 크기는? 주머니 뚜껑은? 그럼 단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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