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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나를 사랑하기 위한 기록

- 오늘, 나는 그것이 내게 주어지기 위해 아무것도 애쓴 것이 없으니 이것은 온전한 선물이다.

 

- 세상 모든 것을 다 하지 않는다 해도 꼭 해야 하는 일인

"지가 자신 사랑하기!"가 연습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 매일 똑같은 일을 행하면서 결과가 달라지기를 바라는 것은 미친짓이다.<아인슈타인>

 

- 한번은 "문단의 미스코리아 진"이라고 나를 표현한 사회자가 있었다. 그도 그 지역 유지라고 했다. 강연 초미에 그것에 대해 말했다. 이런 표현은 손님과 강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신 듯하니 다음부터 여성 강사에 그런 표현을 해주시지 말기를 부탁드렸다. 그날 유튜브 촬영이 그래서 취소되었다고 했다. 내게 강연을 요청하는 지자체 수가 줄어들었다.

 

- 만일 당신이 마음의 암반에 도달했다면 다시 말해서 생각의 끝에 도달했다면 늘 그렇듯 마음이 몹시 아프다. 완고했던 생각의 암반들이 자리를 바꿔 앉아야 하기 때문에 가끔은 지진 같은 충격이 오기도 한다. 그것도 일종의 상처이다. 마치 고름을 짜내기 위해 종양에 내는 상처 같은 그런 상처.

 

- 현대인은 늘 피고인 석에 앉아 있으면서 모든 사람을 상대로 자기 자신을 해명해야하는 그릇된 표상을 지니고 있다. 안셀름 그륀의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마라>에서

 

- 어느 날 친구가 말했다.

"지영아, 그러니까 그게 나는 괜찮은데 남들이 어떻게 볼까 싶어서 그래. 우리 애들이 결혼할 때 남들의 시선도 무섭고 세상은 생각보다 힘들어." 내가 대답했다."그 남이 대체 누구냐고?"

 

- 나는 징검다리도 잘 건너지 못한다. 무서워서, 흔들거리는 다리는 눈을 감고 벌벌떨며 건넌다. 그러나 나는 이상하게 불의한 사람들이 두렵지는 않다. 이것도 참 이상한 일이긴 하다.

 

- 아, 나는 내향적인 사람이고, 홀로 있는 시간과 공간을 필사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내 나이 이미 50을 향해가고 있었고 인생의 여러 가지 중요한 사람들과 문제들을 망가뜨린 후였다.

 

- 설마를 잡으세요. 스쳐지나가는 설마....그거 진실일 때가 많아요. 나는 지금도 그 말을 한 의사께 감사를 드린다.

 

- 사막의 교부(기독교 초기 사라하를 중심으로 한 사막에서 신앙을 닦은 위대한 스승들)들은 말했다.

<네가 방 안에 혼자 가만히 머물지 못하는 데서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

 

- 자기 스스로와 함께 있지 못하는 사람은 누구와 함께 있어도 외롭다.

 

- 안다는 것과 깨닫는 것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안다는 것은 우리를 아프게 하지 않아요.

그러나 깨달음은 아픕니다. 당신이 어떤 사실을 알았는데 아프다면 당신은 깨달은 거예요.

 

- 한 가지 얻은 깨달음이 있는데 충고는 툭, 하고 던지고 입을 다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 언제나 상상하는 것이 훨씬 더 두려운 법이다.

 

- 우리 모두 유치해. 유치한 걸 감추려고 몸부림치는 거지. 그러나 알았으니 됐어. 신기하게도 무의식 속에 가려져 있던 것이 일단 의식 속으로 떠오르면 우리는 치유되는 거야. 그런데 그 무의식을 알아내기 힘들어, 우리가 온갖 것들로 그것을 덮어놓았으니까.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거야. 혼자 있으면 자기가 얼마나 비참한지 어렴풋이 알게 되거든, 그건 부끄러운 게 아닌데 보통 사람들이 이쯤에서 뛰쳐나가. 자기의 비참함을 잊게 해주는 어딘가로 가서 무엇을 하지, 그런데 넌 큰 걸 하나 해낸 거야. 네가 발견한 것이 유치할지라도 네가 그것을 발견하기 위해 한 여정은 위대하기까지 했어, 축하해 J야.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어느 책 한 구절이 다시 떠올랐다.

<나도 괜찮지 않고 너도 괜찮지 않다. 그러나 괜찮다.>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소중한 게 있다는 것을 아는 일이다.

 

- 오래된 관계에서 한 사람이 변하면 다른 한 사람은 당연히 저항한다. 변화를 싫어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나쁜 악습이기 때문이다. 그런나 관계에서 결국, 한 사람이 바뀌면 관계는 변한다. 그 한 사람이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에 대한 자긍심으로 굳건하다면 나머지 한 사람도 결국 그렇게 된다.

 

- <주님 제가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화를 주시고 제가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주시며 이 둘을 구별하는 지혜를 주소서>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는 내 인생을 바꾼 몇 안 되는 것 중의 하나이다.

 

- 잊지 마시기를 약간 미안한 관계가 가장 좋은 관계라는 것을....

 

- 중학교 1학년 때인가 언니의 일기를 훔쳐 읽고 몹시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이후로 남의 사생활을 많이 안다는 것이 고통이라는 것을 막연히 생각했던 것 같다.

 

- 놔둔다는 것, 가만히 내버려 둔다는 것, 어쩌면 가까운 사이에 가장 필요한 이 단어들.

 

- 용모가 어여쁜 사람들에게 내리는 가장 큰 형벌은 아마도 늙어감일 것이다. 이런 면에서 인생은 공평할지 모른다. 그 혹은 그녀들이 젊은 시절 아름다움을 구가하면 할수록그들의 노쇠는 두드러진다. 늙어감이 공평한 또 하나의 이유는 그때야 인간의 내면이 밖으로 배어 나오기 때문이리라. 최소한 50 혹은 60 이후의 얼굴은 성형이 아니라 내면이 결정한다. 그리고 그 내면이 밖으로 나오기까지의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그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아름다운 노년을 맞고 싶다면 그러므로 내면을가꾸어야 한다.

 

- 서로에게 햇볕과 바람이 통하는 아름다운 거리가 없으면 두 사람은 이내 똑같이 시들어버리고 마니까.

 

- 가끔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 않은지도 모른다. 문제가 있어야 내가 이렇게 무력한 것에, 내가 화를 내는 것에, 내가 글을 쓰지 않고 헤매는 것에 그럴듯한 이유가 생긴다고 나는 가끔 생각하곤 했다. 그럴 때 부모가 내게 가한 어린 시절의 상처는 내가 어린 시절에 당한 성추행은 나를 버리고 간 첫사랑은 나를 때려 이혼에 이르게 한 남편은, 얼마나 심리학적으로도 훌륭한 나의 피난처가 되는지!

 

- 실제로 정직하게 맞이한 고통이 내게 실망을 준 적은 없다.

 

- 사랑의 반대말은 미워하는 것도 아니고, 무관심한 것도 아니고 '이용한다'입니다.<어느 신부님>

 

- 봉사활동 하러 구치소에 갈 날짜가 다가오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한 달이 이렇게 빠르게 지나가는구나, 가 더 솔직할 거야. 그러나 최소한 구치소를 나올 때 후회해본 적은 거의 없어.

 

- 영국의 한 출판사에서 친구란 무엇인가, 라는 제목으로 글을 공모했대요. 그때 뽑힌 작품에 이런 표현이 있다는군요. '친구란 이 세상이 당신을 다 버렸을 때 당신을 찾아오는 사람이다.'

 

- 요즘 많이 고독했다. 내 맘에 퇴비가 쌓이고 있는 거다. 꽃은 비옥한 땅에서 핀다.

 

- 생은 기필코 우리를 절벽으로 민다. 그때 우리는 선택할 것이다. 추락할 것인지 날아오를 것인지를.

 

-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매일 빠지지 않고 꾸준히 연습이 필요한 일이야. 왜냐하면 이 세상은 우리가 스스로를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

 

- 이 세상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있어. 이 둘을 구별하고 나면 인생은 엄청 달라져. 다시 말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 자신을 살피고 나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 외에는 없어.

 

- 산다는 게 말이야. 중간이 없어. 성장하느냐, 아니면 늙어버리느냐야.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나이를 먹는 게 아니라 늙어가는 거야.

 

- 사랑하는 내 친구들 부디 행복하길, 부디 오늘 무슨 수를 써서라도 행복해지기를. 너희들의 부모가 어떤 사람이든, 너희들의 형제가 어떤 사람이든 네 과거가 어땠든 네 남편이 무엇을 하든 얼마나 슬펐고 얼마나 많이 울었고 얼마나 외로웠고 얼마나 아팠는지 간에 오늘은 이 세상에 살아있는 행복을 만끽하기를. 우리는 행복할 권리와 의무가 있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 공지영 /위즈덤하우스>

 

 

언젠가 서해안 장봉도에서 해질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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